바이든, 대선 107일 남기고 재선 포기…롤러코스터 같은 미 대선

송지유 기자 2024. 7. 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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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 남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미국 대선판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오는 11월 5일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경선을 치른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는 미국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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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고령리스크에 결국 발목…미 역사상 초유의 일(종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 남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미국 대선판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등 주요국 금융시장도 휘청였다. 우리 정부는 미국 대선 향방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한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후보에서 물러나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는데만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는 성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은 오는 11월 5일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경선을 치른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는 미국 현대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날 대선 후보 사퇴 선언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단임 대통령으로 50여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부른 직접적인 배경에는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참패가 있다. 트럼프에 밀려 힘없고 노쇠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고령 리스크가가 부각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지력 논란에도 재선 도전 완주를 고집해 왔지만 결국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불거진 지 25일 만에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부른 직접적인 배경에는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참패가 있다. 트럼프에 밀려 힘없고 노쇠한 모습을 보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고령 리스크가가 부각됐다. /AP=뉴시스

이미 민주당 내에선 30명이 넘는 의원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고, 선거자금을 지원하는 '큰 손' 기부자들이 등을 돌리는 양상이 뚜렷했다.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밀워키 유세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부상을 입은 사건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더 큰 걸림돌이 됐다. '트럼프 대세론'이 부상하면서 여론이 공화당 쪽으로 기울었고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내 정치 거물들까지 나서 후보 사퇴를 권고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에 재감염돼 델라웨어 자택에 격리 중인 지난 19일에도 완주 의지를 피력한 점, 백악관과 선거캠프 등에 후보 사퇴 사실을 끝까지 알리지 않은 점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포기와 관련해 얼마나 숙고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민주당은 새 후보를 선출하게 됐다. 다음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달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 후보다. 해리스 부통령은 첫 흑인(아프리카·아시아계) 여성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되면 역대 최고령 전·현직 대통령 간 '리턴매치'로 흐르던 대선 구도는 인종·성별 등이 완전히 다른 후보간 대결 구도로 전환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피격 사건,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열린 JD 밴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 합동 연설을 하고 있다. 2024.07.21 /AFPBBNews=뉴스1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선캠프도 공식 성명을 내고 "해리스는 그동안 부패한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며 "해리스는 미국 국민에게 바이든보다 훨씬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소식으로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시장은 전날 대비 31.95포인트(1.14%) 내린 2763.5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8.76포인트(2.26%) 하락한 809.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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