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기관지에 실린 ‘퀴어 기사 일부 삭제’ 사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에 실린 제주퀴어퍼레이드 관련 기사 중 일부 내용이 표현이 과하다는 이유로 삭제됐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양 위원장은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사과문에서 “‘노동과 세계’ 제주 퀴어퍼레이드 기사 발행 과정과 중앙집행위원회 답변 과정에서 나왔던 총연맹 간부의 발언으로 인해 성소수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성소수자의 권익과 자긍심을 지키고, 앞장서 싸워야 할 민주노총 내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박한솔 민주노총 제주본부 선전부장은 지난 14일 <“퀴어 자긍심, 120만 민주노총의 자긍심이다”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퀴어프라이드 참여>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다. 해당 기사엔 임기환 제주본부장이 행사에서 “생산과 역사의 주인인 퀴어노동자의 자긍심은 나의 자긍심이며 120만 민주노총, 2500만 노동자의 자긍심”이라고 발언한 대목이 포함돼 있었다.
‘노동과 세계’ 편집인인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120만 민주노총, 2500만 노동자의 자긍심”이라는 표현이 과한 것 같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박 선전부장은 제목만 수정하고 본문은 원안대로 가겠다고 했지만 교육선전실장은 재차 본문 내용도 삭제를 요구했다. 결국 해당 기사 중 “120만 민주노총, 2500만 노동자의 자긍심”이라는 발언은 “노동자의 자긍심”으로 수정됐다. 제목 중 “퀴어 자긍심, 120만 민주노총의 자긍심”이라는 표현은 “퀴어 자긍심, 노동자의 자긍심”으로 바뀌었다.
임 제주본부장은 지난 18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제주본부 발 기사 일부가 교육선전실장의 의견에 의해 편집됐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교육선전실장은 “120만 노동자에게 물어보셨냐”고 말해 논란이 됐고 민주노총 성소수자 조합원 모임은 양 위원장 사과,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이번 일을 계기로 조직 내부를 성찰하고 혁신하겠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중앙 임원, 실장 및 구성원 교육을 포함해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첵을 세워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ttps://m.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407191948001#c2b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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