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신성 '달걀 쿠션'으로 세계 홀렸다

오형주 2024. 7.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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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이후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2세대 K뷰티' 열풍은 중소·신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티르티르는 그중에서도 K뷰티 색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신성이다.

티르티르의 대표 제품인 '마스크핏 레드 쿠션'은 균일하고 촘촘한 파우더가 밀착돼 있어 이런 수요에 부응했다.

티르티르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 수많은 K뷰티 중에서도 단기간 급성장을 이뤄낸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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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K뷰티 열전
(1) 티르티르
레드 쿠션, 누적 763만개 팔려
美·日서 연달아 대박 행진
유럽·중동·동남아서도 돌풍
생산량 400% 늘려도 품절
"올 매출 3000억 돌파 눈앞"

2020년대 이후 글로벌 화장품업계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2세대 K뷰티’ 열풍은 중소·신진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티르티르는 그중에서도 K뷰티 색조 브랜드를 대표하는 신성이다. 특유의 빨간 달걀 모양 쿠션으로 미국·일본 여성들을 열광시킨 티르티르는 올해 설립 5년 만에 ‘매출 3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티르티르 관계자는 “올해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여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티르티르의 2022년과 지난해 매출은 각각 1237억원, 1719억원이었다.

 빠른 피드백으로 ‘日 국민쿠션’ 등극

2019년 창립한 티르티르는 쿠션 파운데이션 등 색조 메이크업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초기엔 이른바 ‘물광 피부’를 선사하는 도자기 크림과 물광 미스트 등 스킨케어 제품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2020~2021년 2년 연속 4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2022년부터는 일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비장의 무기는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마스크핏 쿠션 라인’이었다. 일본 여성은 습도가 높은 기후 특성상 메이크업을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티르티르의 대표 제품인 ‘마스크핏 레드 쿠션’은 균일하고 촘촘한 파우더가 밀착돼 있어 이런 수요에 부응했다.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티르티르 쿠션은 피부와 강력하게 밀착돼 메이크업이 잘 무너지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마스크핏 레드 쿠션은 지난달 말까지 누적 763만 개가 팔리며 일본 ‘국민 쿠션’으로 자리 잡았다.

티르티르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 수많은 K뷰티 중에서도 단기간 급성장을 이뤄낸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힌다.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꾸준히 실시간 선호도 조사를 하고, 피드백을 즉각 반영한 게 호응을 얻었다. 티르티르는 미니백 속에 휴대하기 편한 사이즈가 필요하다는 일본 소비자들의 요청에 ‘마스크 핏 미니 쿠션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美 아마존에서 첫 1위 기염

올해 티르티르는 미국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미국 진출 1년 만인 지난 4월 세계 최대 e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K뷰티 최초로 마스크핏 레드 쿠션으로 파운데이션 부문 판매 순위 1위를 했다. 6월에는 아마존 전체 뷰티 카테고리에서 한국 브랜드 중 처음 색조 제품으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도 철저한 소비자 조사와 빠른 피드백이 비결로 꼽힌다. 티르티르는 북미 시장 특성에 맞게 30개에 이르는 다채로운 색상의 제품을 선보였다. 피부보다 밝은 제품을 바르며 아쉬워한 흑인 뷰티 크리에이터 달시에게 한 달 만에 피부에 딱 맞는 쿠션을 개발해 선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스크핏 쿠션 라인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1700만 개를 돌파했다.

유럽과 중동, 동남아시아 등지에서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달 동남아 최대 쇼핑 플랫폼인 ‘쇼피 싱가포르’에서 메이크업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달에는 대만 왓슨스 100여 개 매장에 입점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쿠션 등 주요 제품 생산량을 연초 대비 400% 늘렸는데도 제품을 바로 구입하지 못하는 ‘품절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도 티르티르의 고성장에 주목했다. 지난해 6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더함파트너스가 티르티르 지분 약 50%를 890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4월엔 구다이글로벌이 1500억원에 이를 다시 인수하며 기업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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