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문해력’ 가진 시민 길러내야…유네스코도 앞장설 것”

김미영 기자 2024. 7. 22. 1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인터뷰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올해로 70주년
“미래 변화 대처, 교육 격차 완화,
사회·문화 갈등해소 활동방향 설정”
2026년까지 ‘70GETHER’ 캠페인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이제 학교는 사회생활, 메타러닝을 배우는 곳, 사회가 계속 바뀌어도 새로운 것을 해나갈 수 있게 만들고, 자기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공

‘유네스코’하면 ‘세계유산’을 많이 떠올린다. ‘유네스코와 교육’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린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영문 이름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에서 보듯, 유네스코는 전쟁과 빈곤, 기후변화, 차별과 같은 다양한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교육, 과학, 문화,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추진하는 유엔의 전문기구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대한민국에서 유네스코 활동을 촉진하고, 유네스코와 대한민국 정부 및 교육·과학·문화 등 관련 분야 전문기관, 단체 간의 연계 및 협력을 위해 설립됐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14일 세계에서 55번째로 유네스코 회원국에 가입했으며, 1954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한경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사람들의 무지, 오해, 편견에서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기 때문에 교육을 통한 평화구축이 유네스코의 창립 목적”이라며 “우리나라도 교육을 통한 평화구축이라는 유네스코의 수혜를 받았는데,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유네스코가 국정교과서 공장 설립과 교육 캠페인을 통해 초등교육 확립에 기여했으며, 그리고 교육 캠페인을 통해 초등교육 확립에 기여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경구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유네스코와 교육’은 중요한 키워드인데, 교육 쪽에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교육 분야 정보를 수집하고, 의제 및 정책 자문 등을 수행한다. 과거 초등교육 의무화, 평생교육에 대한 개념이 우리나라에 정착된 데는 유네스코 활동의 공이 컸다. 지금은 세계시민교육 확산, 평생학습 사회로의 전환 등의 의제 설정과 가치 확산을 위해 일하고 있다. ‘SDG4-교육 2030 협의체’를 운영하며 교육부 및 유관기관들과 협력해 국내 이행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한편 교육격차 문제를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 및 실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한국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이주민 유입, 만연한 교육 격차와 불평등, 사회 갈등 확대,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 등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래 문해력’을 가진 미래시민 양성이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미래 문해력은 크게 사실을 근거로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는 ‘과학적 사고’와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는 ‘비판적 사고’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지구의 온도가 2040년까지 1.5도 상승할 수 있다고 추론하는 것이 과학적 사고라면, 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어나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비판적 사고에 해당한다. 현실 세계에서 마주하는 일상의 사회문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타인을 존중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실천하는 역량을 갖도록 미래 문해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 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성적과 입시 스트레스 등에 따른 청소년의 자살률은 증가 추세라고 한다. 청소년들이 각자 타고난 재주와 특성, 잠재력을 살려서 나름대로 괜찮게 살면 되는데, 우리 사회는 법대나 의대를 못 가면 불행하다고 가르친다. 의대 안 가도 되고, 모든 사람이 의사일 필요 없으며, 벤츠 대신 소나타를 타도 잘 굴러간다. 각자 자신에게 만족하고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가면, 누구나 당당히 살아가게 만드는 교육이 필요한데, 그런 교육이 없는 게 가장 심각한 문제다. 2021년에 나온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이를 토태로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 교육 시스템 개선에 앞장서고자 한다.”

—2021년 발간한 유네스코 미래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는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 계약’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과거의 교육이 주로 학교 교육에만 집중된 개념이라면, 이제는 급속한 사회변화에 발 맞춰 평생학습의 관점에서 교육을 재편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유네스코는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 교육과 성인교육(평생교육)을 분리해서 생각해 왔는데, 앞으로는 유아보육부터 초·중등교육, 고등교육에 더해, 인생 전체에 걸쳐 배움의 기회가 보장되는 평생학습으로까지, 즉 공동재로 교육의 개념과 시스템을 확장하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생학습사회라는 개념에서, 미래 학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까?

“평생학습의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면 지식, 정보가 학교 밖에도 있기 때문에 학교만이 교육의 주가 아니다. 이제 학교는 사회생활, 메타러닝을 배우는 곳, 사회가 계속 바뀌어도 새로운 것을 해나갈 수 있게 만들고, 자기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학교는 지역 사회 교육과 발전을 담당하는 핵심이 되어야 한다.”

유네스코는 `70GETHER’ 캠페인을 통해 미래 변화에 함께 대처하고, 교육 격차를 좁히며, 사회·문화적 갈등 요인을 완화하기 위한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70GETHER’ 모금 캠페인 메인 이미지.

—올해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70주년인데, 특별히 추진하는 사업이 있나?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미래 변화 대처, 교육 격차 완화, 사회·문화 갈등 해소를 세 가지 활동 방향으로 설정했다. 앞으로 유네스코의 지식과 정보를 활용해 한국사회의 바람직한 미래를 함께 만들고, 국내외에서 그 누구도 빠짐없이 ‘좋은 교육’을 받는 세상을 함께 만들며, 다양한 대화의 장을 열어 평화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24년 12월2일부터 4일까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보고서 발간 3년을 맞아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유네스코와 함께 ‘교육의 미래 국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그 일환이다. 하지만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노력만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실제로 이루기 어렵다. 이에 올해부터 2026년까지 70주년을 기념한 모금 캠페인 ‘70GETHER’를 추진해 많은 분들의 지지와 협력을 이끌고자 한다.”

— ‘70GETHER’ 캠페인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캠페인명 ‘70GETHER’는 ‘함께’를 뜻하는 영단어 ‘TOGETHER’의 ‘TO’를 숫자 ‘70’으로 표현한 것으로, 지난 70년의 역사를 넘어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 전세계가 직면한 미래 변화에 함께 대처하고 △만연한 교육 격차를 좁히며 △사회·문화적 갈등 요인을 완화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대중의 지지와 참여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온·오프라인에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이벤트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제공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