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항마 1순위로 떠오른 해리스 누구…미 최초 여성 대통령 나올까[바이든 사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59)은 백인·남성이 주류인 미국 사회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온 인물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부터 미국 부통령에 이르기까지 최초 흑인 여성으로서 자리에 올랐던 그는 첫 여성 흑인 대통령이라는 새 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경제학자 아버지와 인도 출신 암 연구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종은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엘리트 집안에서 자랐지만, 백인이 대부분인 커뮤니티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정체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렸을 때 자신을 흑인 민권운동 시위 현장에 데리고 나간 부모가 롤모델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부모가 이혼하자 12살에 어머니를 따라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했다. 퀘벡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워싱턴DC에 있는 명문 대학인 하워드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당시는 해리스 부통령이 백인 커뮤니티를 벗어나 정체성을 한층 확고히 한 시기로도 꼽힌다. 재학 기간 유색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시위 등에 참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워드대에 이어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을 주로 다루며 진보적 검사로서 역량을 드러냈다. 그는 2004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고, 2011년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되며 승승장구했다.
2016년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 지지를 받아 출마한 캘리포니아주 상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민자에 대한 시민권 부여, 총기 규제, 의료 및 세제 개혁 등을 지지했다. 상원 청문회에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을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열정적인 연설 스타일로 정계 안팎에서 ‘여자 오바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노렸지만, 예비선거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이자 부통령 후보로 선택되면서 이듬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했다. 미국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으로서 오늘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지위에 오르는 데 기반을 쌓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수 인종이자 여성으로서 미국 비주류 사회의 표 결집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주요 대선 이슈인 임신중지권 문제 등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첨예한 이슈를 선거판 중심으로 가져오기에도 유리하다.
다만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부통령 재임 기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대선이 넉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구원 등판’하는 셈인 만큼, 피격 사건 후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최대 과제다.
가족으로는 동갑내기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그가 해리스 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낳은 두 자녀가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엠호프는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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