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中企 새빗켐 매물로

양연호 기자(yeonho8902@mk.co.kr) 2024. 7.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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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하이텍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견기업 새빗켐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분리막 제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최근 다수의 사모펀드와 접촉했으나 매각 관련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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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코스닥 유망기업 평가
최대주주 지분 매각 추진
매각가격 800억원대 추정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로
관련기업 줄줄이 적자행진
韓배터리 생태계 '보릿고개'

성일하이텍과 함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중견기업 새빗켐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지 불과 2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셈이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산업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중견·중소기업 배터리 생태계가 악화되는 분위기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새빗켐은 최근 창업주 박민규 대표의 아들이자 최대주주인 박용진 경영본부장이 보유한 지분 절반가량을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전환사채(CB) 신규 발행을 비롯해 2대 주주 박 대표 지분 전량에 대한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회사 경영권이 PEF에 넘어갈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새빗켐이 설비투자 재원과 가업승계 관련 세금 납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져 현재 수준에서 매각하면 대주주 증여세 납부액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새빗켐의 시가총액은 현재 1800억원 수준으로, 증권가에서는 매각가가 700억~8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빗켐뿐만이 아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영업적자와 재무 구조 악화를 견디지 못해 경영권을 내놓는 회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용 분리막 제조기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최근 다수의 사모펀드와 접촉했으나 매각 관련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641만대로 전년 대비 16.6% 성장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연간 성장률이 2022년 56.9%, 지난해 33.5%에 비해 크게 꺾인다는 얘기다. 국내 전기차 시장 현황도 비슷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5550대로 전년(3만4186)보다 25.3%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 기업들도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선 엘앤에프는 물론 국내 주요 양극재 기업은 올해 대규모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리튬을 비롯한 양극재 핵심 광물 가격이 급락하며 판매단가가 하락한 데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양극재 출하량도 급감한 탓이다.

전기차 보급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됐던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도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국내 1위 기업인 성일하이텍은 올 1분기 영업적자 135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3분기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안정적인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제 배터리 동맹을 확보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실장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배터리 산업이 장기적으로 셀 제조 같은 다운스트림 분야뿐만 아니라 핵심 광물 소재 등 업스트림 부문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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