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엑스포…한 번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

한겨레 2024. 7. 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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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3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3회 '오티즘 엑스포'가 열렸다.

'자폐, 발달지연에 관한 모든 것'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엑스포엔 150여개 기관과 단체와 기업,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엑스포장엔 발달장애인이 영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어떤 삶을 사는지 유추할 수 있을 만한 많은 정보가 넘쳐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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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장애&비장애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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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13일 이틀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3회 ‘오티즘 엑스포’가 열렸다. ‘자폐, 발달지연에 관한 모든 것’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엑스포엔 150여개 기관과 단체와 기업,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엑스포에 이틀 내내 상주하면서 느낀 건 많은 학교와 학급이 현장학습으로 오티즘 엑스포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비장애인에게도 유용한 정보와 행사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선 1년에 한두 번 장애이해교육 주간에 관련 영상을 보거나 교육을 듣고 직장에선 1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관련 교육을 듣지만 사실 실효성은 미미한 현실이다.

몇 년 전 서울대 의예과에서 척수장애 당사자인 A와 공동 강연을 했는데 당시 A는 “중요한 건 어차피 흘려들을 강연 내용이 아니라 실제로 척수장애가 있는 사람을 올바르게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게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직접 자신을 휠체어에서 내리도록 하고 다시 태우는 연습을 하도록 지도했다.

그 모습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강연 한 번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공존’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직접 부딪치고 부대껴 몸으로 체득하는 한 번의 ‘경험’은 두고두고 남는다. 함께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건 바로 이러한 경험의 기회다.

엑스포장엔 특수학급 학생들이 특수교사와 함께 현장학습 온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만약 딸(비장애인 중학생) 반의 친구들이 담임과 함께 현장에 왔으면 어땠을까를 상상해 봤다.

“발달장애인은 손과 눈의 협응력을 기르기 위해 이런 도구를 활용하는구나, 우리 반 친구도 신발끈 맬 때 보면 맨날 다른 데를 보고 있던데 평소에 이런 도구를 이용해서 연습하겠구나. 발달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대학과 자조모임도 이렇게나 많이 있었어? 그림에 재능 있는 자폐인이 있다는 얘긴 들어봤는데 정말 색감 사용이 예술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발달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하고 있었네”.

엑스포장엔 발달장애인이 영유아기부터 성인기까지 어떤 삶을 사는지 유추할 수 있을 만한 많은 정보가 넘쳐흘렀다. 그뿐이 아니다. 엑스포장 양 끝에 위치한 행사장에선 당사자가 출연한 공연과 강연이 끝이질 않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보는 공연의 감동과 그 안에 깃든 메시지는 전달력이 남다를 것이었다.

무엇보다 엑스포장에선 수많은 발달장애 당사자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수많은 발달장애인과 나란히 걷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행동을 눈으로 이해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몇 번의 강연과 교육으로는 얻지 못할 큰 경험을 쌓는 일이 될 것이다.

이틀 동안의 오티즘 엑스포를 마무리하면서 2년 뒤부턴 엑스포 현장에서 많은 학교의 장애이해교육이 현장학습으로 이뤄질 수 있길 바랐다. 2년 뒤엔 딸도 꼭 데리고 가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류승연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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