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블랙스완·회색코뿔소 빈번 발생 가능…기회·위험 공존"(종합2보)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 강화…국유자본·기업, 강화·경쟁력 확대 포함"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지난주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과 증폭되는 갈등에 맞서기 위해 경제·기술·군사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어 2만2천여 자 분량의 '진일보한 전면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당 중앙의 결정'(이하 결정)에 이런 의지를 담았다.
총 60개 조항, 300여개 개혁 과제로 이뤄진 결정은 향후 5년간 진행되어야 할 광범위한 대책이 포함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작년 11월 시진핑 주석이 조장을 맡고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왕후닝·차이치·딩쉐샹 등 3명이 부조장을 맡아 심도 있는 조사와 연구를 거친 뒤 3차례 상무위원, 2차례 정치국 회의를 통한 심의·수정 이후 결정 초안을 작성해 지난주 3중전회에서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은 "현재 고품질 발전 추진 과정에 돌출된 문제는 발전이 불균형하고 불충분하다는 점"이라면서 "10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세계의 중대한 변화가 가속화해 지역적 갈등과 혼란 상황이 빈번한 가운데 (중국) 국가 발전이 전략적 기회와 위험·도전이 공존하고, 불확실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요소가 늘어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종 '블랙 스완'(검은 백조)와 '회색 코뿔소' 사건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 스완'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을,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말한다.
시 주석은 "이런 리스크와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날로 격화하는 국제 경쟁 속에서 전략적 능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진일보한 전면 심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9년 1월 중국이 그 전해(2018년) 경제성장률을 28년 만에 가장 낮은 6.6%로 발표했을 당시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뒤 양국 간 대결 구도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2021년 1월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체학습에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한편, 이번 3중전회 결정에는 국유기업 핵심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사회주의 시장 경제 시스템과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유 자본과 국유 기업이 '강하고, 더 경쟁력을 갖추고, 더 커지도록' 촉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신화통신은 결정에서 "중국 주요 산업 체인의 안전과 전략적인 군 억지력을 부양하는 차원에서 국가안보의 중요성이 더 강조됐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3중전회 결정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대(對)중국 압박을 극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경제·기술·군사력 동시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실제 미국·EU(유럽연합)의 첨단기술 접근을 차단한 대중 디리스킹(위험 제거)과 고율 관세 폭탄, 우크라이나전쟁·대만·남중국해 문제 등을 빌미로 한 서방의 대중 압박이 중국이 풀어야 할 최우선 현안이다.
그러나 이번 3중전회 결정엔 중국의 대외 정책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았다.
SCMP는 주로 통일된 시장 규칙, 공정하고 일관된 규제 틀, 시장 진입 및 경쟁 제한 철폐, 지방정부의 재정적 어려움 해결 대책, 민간 부문에 대한 지원 약속, 반도체 칩·산업용 머신·첨단소재 등의 공급력 회복 및 보안 강화 정책, 국가적 비축 시스템 개선책 등 중국 대내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했다.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3중전회 결정 대부분이 중국 국내 문제에 할애됐다는 건 중국 지도부가 안정과 진보를 추구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걸 의미한다"며 "이는 중국이 자신을 더 강하게 해 외부 도전에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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