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이어 위스키도 꺾였다" 사업 다각화 나서는 주류업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고물가와 트렌드 변화 등으로 와인·위스키 등 주요 수입 주류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주류 업계도 하이볼·테킬라 등 기존에 영위하지 않았던 새로운 주종을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에 나서거나 국내 대신 해외로 발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22일 업계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입 주종인 와인과 위스키 등의 수입 주류 물량과 금액이 줄고 있는 추세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위스키 수입액이 전년 동기(1억3336만 달러) 대비 11.2% 감소한 1억1836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량도 1만2663t으로 전년동기(1만6864t) 대비 24.9% 하락했다.
위스키는 지난해의 경우 연간 수입량이 3만t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13.1% 증가하는 등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추세다.
와인 수입액도 2억2374만 달러로 전년 동기(2억7392만 달러) 대비 18.3% 하락했다. 수입량도 2만4460t으로 전년 동기(3만1309t) 보다 21.9% 줄었다.
와인, 위스키 뿐 아니라 맥주와 소주도 침체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매점에서 맥주 매출은 3조9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4.99% 감소했다. 같은기간 소주 매출도 5.39% 줄어든 2조35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 등이 유행하면서 와인, 위스키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주류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이 같은 인기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류 업계도 한쪽에 치우쳤던 사업을 축소하고 새로운 주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맥주는 캐스크 수입 전문 기업 윌로우드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위스키 사업에 본격 나선다. 윌로우드는 미국, 스페인을 중심으로 오크 캐스크를 수입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븐브로이와 윌로우드는 양사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국내 위스키 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준비할 예정이다.
올해 초엔 세븐브로이의 100% 자회사 세븐브로이이즈가 저연산 위스키 제품 출시를 위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세븐브로이 싱글몰트 위스키'의 품목제조보고를 마친 바 있다.
국내 수제맥주 전문 기업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ABC)도 최근 신세계L&B와 손잡고 버번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를 활용한 RTD(Ready to Drink·즉석 음용 음료) 형태의 하이볼 제품을 내놓았다.
최근 편의점을 중심으로 RTD 캔 하이볼 수요가 증가하면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도 '에반 버번 하이볼'을 RTD 캔 하이볼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 버번 위스키 1위인 '짐빔' 위스키와 맞붙겠다는 계획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도 글로벌 본사가 와인사업부 매각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프리미엄 샴페인, 양주 브랜드 강화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페르노리카(Pernod Ricard)는세계적 와인 소비 감소에 따라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등 7개의 와이너리를 매각했다.
페르노리카는 발렌타인, 로얄 살루트 등 고급 위스키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최대 주류기업이다.
다만 이번에 글로벌 본사가 매각한 와이너리 제품의 경우 주요 브랜드가 아니라 국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도 "글로벌 본사가 일부 와이너리를 매각했다고 해서 국내에서 와인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다"며 "프리미엄 증류주와 샴페인 등 고가와인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거나 테킬라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빈티지 초희귀 싱글 몰트 위스키 시리즈 '프리마 앤 울티마’(Prima & Ultima)'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전세계 소수 VIP에게만 판매하는 초한정판 희귀 몰트 제품으로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또 최근 멕시코 프리미엄 테킬라 브랜드 돈 훌리오의 주요 제품인 '블랑코', '레포사도', '아네호' 등을 선보였다.
기존 조니워커, 몰트락 등 위스키에 주력하던 전략에서 테킬라로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막걸리 등 전통주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순당도 올해 초 '테킬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나섰다.
국순당은 프리미엄 데킬라인 캔달 제너의 '818 데킬라'를 국내 최초로 공식 론칭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818 데킬라'는 2021년 출시 이후 13개의 주류 시음대회에서 총 43개의 수상을 받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테킬라 브랜드다.
소주 업계는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 대신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달부터 중국,홍콩,동남아 국가에 제로슈거 소주인 '새로 살구'의 수출을 시작했다.
향후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도 '진로 대중화'를 비전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 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7700만 달러를 투입해 2만5000평 규모로 내년 1분기 중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류 시장이 침체하고 있는 가운데 주류 업계가 기존에 한쪽에만 치우쳤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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