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노출할 때 된건가”…‘이 남자’ 입김에 몸값 높아지는 엔화노출 美ETF
트럼프 피격이후 반등세 전환
美금리 인하땐 더 오를수도
‘AC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
상장 한달만에 300억원 몰려
환차익·美국채값 상승 기대
한동안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됐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강달러와 엔화 약세 등을 문제시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반등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87.08원을 기록했다. 이달 10일 100엔당 865.19원을 기록한 이후 3.6% 반등한 것이다.
미국의 올해 첫 금리인하가 9월에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확정적으로 여겨지는데다, 일본 당국도 엔화 약세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최근의 통화 움직임을 문제라고 인식하는 발언들을 내놓은 영향을 직접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피격 사건 이후 재집권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리는 심각한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강달러와 엔화·위안화 약세는 미국에 매우 불리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엔·달러 가치는 이달 들어 1986년 이후 38년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60엔을 뚫었고, 시장에서는 엔화가 160엔 수준에서 움직이는 ‘초(超)엔저시대’가 열렸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이후 반등 가도에 올라탔다.
금리가 사실상 제로인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고금리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일본인 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과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일본 개인투자자인 ‘닌자개미’가 늘면서 도쿄 외환시장은 올해 거래규모가 3년 연속 1경엔을 넘어서는 역사를 썼다.
이 때문에 엔화가 반등했으나, 미·일 금리 격차가 축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분간 엔저 분위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금리 격차가 축소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수출은 늘어나지만, 극도의 엔저 상황에서 내수 부진이 가속화되면서 허약해진 일본 경제 분위기에서 강력한 금리 인상이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이 9월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를 기다려야한다는 얘기다.
삼성선물 리서치센터는 “현재 글로벌 외환시장에선 엔화 약세 베팅이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는 올해 들어 두자릿수 수익률 하락에 고전하다 이달 들어 다시 3% 상승하며 반전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한 ‘RISE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 ETF는 상장 7개월 만에 순자산 3000억원을 돌파해 3258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해 3월 출시한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도 상장 한 달여 만에 개인 순매수액만 300억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었다. 서학개미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엔화 헤지‘를 올들어 4억3395만달러(약 6019억원)어치 순매수하기도 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면서 엔화 가치가 오르는 한편,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환차익과 자본이득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가 대거 늘었다. 하지만 엔화와 미국 장기국채 가격이 모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며 그간 수익률 하락의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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