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대전MBC 사장 시절 ‘수십번 법카 골프’ 때 관용차로 갔다
운행기록부 확인…이 후보자 “규정 따른 것”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재임 시절 관용차로 골프장 출입을 수십차례한 정황이 파악됐다. 그중 다수는 휴일로, 법인카드와 관용차를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 후보자는 과거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나는 극우가 아니다”라며 “임명된다면 방송통신 정책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와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으로 재임했던 2015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골프장에서 총 48차례에 걸쳐 2147만원 상당의 금액을 사장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그중 39차례가 ‘휴일’에 결제됐고, 8차례가 ‘국내 출장’에, 1차례 ‘정상’ 근무 시간에 결제됐다.
2016~2017년 업무용 승용차 운행기록부와 대조하면, 골프장 결제내역이 있는 40일 중 38일은 관용차를 이용했다. 골프장 휴일 결제가 있었던 31일 중 관용차를 이용한 날도 29일이었다.
실제 골프장 소재지와 관용차 행선지가 동일한 경우가 다수였다. 휴일로 기록된 2017년 8월27일 대전 소재 골프장에서 오후 1시쯤 78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는데, 운행기록부에도 행선지 대전으로 사용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로 기록됐다. 휴일이었던 같은 해 1월15일엔 강릉 소재 골프장에서 오후 5시쯤 109만원을 결제했고, 관용차 행선지는 강릉이었다. 이외에도 강릉, 제천, 금산, 홍천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법인카드는 규정에 따라 배정된 한도 내에서 사용한 것”이라며 “차량도 규정에 따라 업무와 관련해 사용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공개된 과방위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후보자가 굉장히 극우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극우가 아니다. 임명된다면 방송통신 정책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과거 일부 연예계 인사들을 좌파 또는 우파로 분류한 일,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세력들이라고 비판했던 일 등이 지적된 데 대해서는 “공직자로 임명되기 전에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고, 정치적 의사 표현을 했지만, 공직자 후보로 지명된 만큼 앞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에 대해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안타까운 참사였다”고 했다.
이날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거부한 채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방송장악을 통해 공영방송을 권력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권의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국정 기조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지난 보름 남짓 확인된 이 후보자에 대한 기록과 언행은 그가 방통위의 수장은커녕, 대한민국의 어떤 공직에서도 배척돼야 할 문제적 인물임을 거듭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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