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은 이제 부자 스포츠”…중국, 오리 소비 감소에 셔틀콕 가격 급등

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 가격이 치솟으면서 배드민턴이 부자들의 스포츠가 돼버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요넥스, 더블 해피니스 등 주요 셔틀콕 제조사들은 일제히 지난 몇 주간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원자재 가격 급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지난 19일 요넥스의 셔틀콕 ASO2는 12개 한 팩이 149위안(약 2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이는 한 달 전보다 24% 오른 가격입니다. 주로 거위나 오리 깃털이 셔틀콕에 사용되는데 한 제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저급 깃털 가격은 3배 뛰었고, 중급과 고급 깃털은 최소 두배가 올랐습니다.

중국 농업과학기술정보 연구소의 류쩡진 연구원은 해방일보에 중국 축산업의 변화가 셔틀콕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거위와 오리고기 수요가 줄어들었고, 이는 셔틀콕 제조에 필요한 깃털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졌습니다.

중국 배드민턴 애호가들은 셔틀콕 가격 급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배드민턴이 월급으로 2만 위안(약 380만 원)을 버는 이들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스포츠가 돼버렸다”는 글이 지난 19일 현재 400만여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또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배드민턴이 거의 부자들의 스포츠가 됐다”고 썼습니다.

앞서 2022년 상하이의 아이리서치 컨설팅 그룹은 배드민턴이 중국에서 널리 퍼진 스포츠 중 하나로, 젊은이의 30% 이상이 이를 가장 즐기는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여긴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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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수 기자 (seowoo1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