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패트 변호사 만나" vs 나경원 "궁색" 與 당권주자 막판 신경전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가나다 순) 등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하루 전인 22일 막판 지지 호소에 나섰다. 나 후보와 원 후보는 영남권, 윤 후보와 한 후보는 수도권에서 당심·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당권주자들은 이날도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요청' 폭로 등과 관련해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 후보는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이던 지난 1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내 변호인단과 간담회를 진행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나 후보는 "궁색한 변명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정치인에게 검증은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이날 부산 자갈치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간담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의 대표적 지지 지역인 부산과 대구를 찾아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원 후보도 이날 대구 동화사와 서문시장을 찾고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TK(대구·경북) 당심을 잡기 위한 행보다.
윤 후보는 당초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리는 한미동맹 발효 7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K-A 가디언즈' 시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대신 윤 후보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연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규탄했다.
한 후보는 이날 포천·가평과 이천에서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수도권 당원과 청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경전도 이어갔다. 한 후보는 자신을 향한 당권 주자들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 거부' 관련 공세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한 후보 측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후보는 비대위원장 시절이던 지난 1월 패스트트랙 사건을 담당하는 당내 변호인단과 간담회를 갖고 감사와 격려 말씀을 전했다"며 "변호인단 의견 개진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궁색하다. 자꾸 그런 말을 하는 것이 본인이 한 잘못을 벗으려는 궁색한 변명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후보는 지난 17일 오전 CBS 주관 4차 방송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자신이 법무부 장관일 때 자신의 패스트트랙 공소 사건 취소를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문재인 정부 여당(민주당) 등이 강행하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 23명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또 나 후보는 한 후보측에서 내부공방을 멈추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 "가해자가 강제로 화해하자 그러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어쨌든 전당대회 이후가 우선이다. 우리가 하나로 통합하지 않으면 야당의 무도한 폭거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원 후보도 대구 서문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정치인에게 검증은 운명과 같은 것이다. (한 후보도) 피해갈 수 없다"며 "(한 후보와 관련한) 검증 일부가 진행됐고 아직 대답을 안 하거나 진행중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내부 검증을 피하면 외부 검증은 잔혹할 정도의 공세가 가해질 것"이라며 "내부 검증은 아프고 서로 피해가고 싶지만 당내 검증을 거쳐야 외부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은 우리 정당사가 이미 경험으로 말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공방 관련 너무 안타까운 대목이 많다"며 "인간적으로 나 후보에게 한 후보가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게 나 후보 개인 만의 일이 아니고 당이 하나돼 같이 투쟁한 사건인데 그걸 개인적 부탁, 청탁이라 볼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시작된 당원 ARS(자동응답시스템)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이날로 마무리한다. 지난 19일~20일에는 당원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오는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를 대상으로 오는 28일 결선을 치르게 된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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