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 "세수예측 실패 송구···금투세 폐지는 투자자 감세"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자신이 기획재정부에 몸담았던 시절 정부가 세수 예측을 실패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선 자본시장에 부정적이라 봤고, 가상자산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소상공인 부채 만기가 내년 9월 집중 도래하는 것과 관련해선 "지원방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위원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가 2022년에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으로, 2023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기재부 1차관으로 재직했던 만큼 이날 정무위에서는 정부 재정 정책 등에 질의가 집중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의 경제금융정책을 담당했다는 데 동의하나. 책임있는 자리에 계셨다"며 "그 2년간 자영업자 은행 대출 연체율은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7분기 연속 먹거리 물가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더 높았다. 실패한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께서 (기재부 1차관 시절) 세입 세출에 대한 추계도 담당하셨다. 지난해 56조원이 넘는 세입결손이 났다. 대규모 세입결손이 났는데 2023년 8월 당시 기재부 장관이 무난하게 2022년보다 1% 정도 국세 수입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견했다. 예측이 어긋난 이유가 무엇인가. 또 지금 진행상황을 보면 올해도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2022년 세제 개편이 주는 영향을 반영해 세입안을 짰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예상치 못한 경기 부진이 심하게 일어나면서 세수 결손 규모는 훨씬 더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고 했다. 올해 세수 결손이 나는 것은 "법인세 영향이 가장 크다"고 했다.
2022년 하반기 강원도 레고랜드 채권 부도 사태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남근 의원은 "(증인은 사전 서면 답변에서 레고랜드 사태) 당시 범부처 총력 대응을 해서 시장불안심리를 조기에 차단했다, 시장 안정화를 시켰다고 답변했다"며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채권시장에 불안심리를 키웠던 게 사실 아닌가. 증인이 책임을 맡았던 세수추계나 레고랜드 관리 문제 등에서 실패한 것들이 드러나는데 그런 사람이 금융위원장으로 온다는데 신뢰가 생기겠나"라고 했다.
금융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금투세와 가상자산 문제다.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금투세 폐지는 여당의 방침이고 저는 2022년 원내대표를 할 때부터 계속 주장해왔다. 민주당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재명 전 대표께서 (도입에 관해) 한 번 더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며 "앞으로는 부동산으로 자산 형성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제 주식 투자로 자산을 형성하는 시대가 됐다. 이 문제를 어떻게 관철시키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금투세는 자본시장에 분명히 부정적 영향을 준다. 도입 당시에는 조세에 대한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된다는 부분을 중시했던 것으로 이해하는데 그 때는 개인투자자가 600만명 정도였고 지금은 1400만명 정도가 된다. 해외직접투자자도 늘었다"며 "(금투세 도입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과정에서 깊이 고려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또 금투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도 김 후보는 "금투세의 경우 부자, 즉 세금을 내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세금 문제로) 주식을 매도하고 나가게 되면 세금을 내지 않는 투자자라도 영향을 받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폐지는) 저는 부자감세가 아니라 오히려 정의를 하자면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가 올해 기준 약 650만명 정도 되고 그 중 76%가 20~40대 사이,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청년층 세대다. 그래서 앞으로 가상자산 문제는 청년 삶과 직결되는 문제, 민생 문제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도입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은 굉장히 기초적인 수준의 법"이라며 "1단계 입법으로서의 이용자 보호법에는 가상자산 관련 위원회를 두게 돼 있는데 꼭 필요한 위원회라 생각한다. 만들 의사가 있나, 언제쯤 만들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상황이 오면 만드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김 의원으로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여부도 뜨거운데 이에 대해 입장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의견들이 분분하다. 제가 평가하기엔 금융시장 안정의 영향이나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한번 더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라서 나중에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상의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김병기 민주당 의원도 김 후보자를 향해 "가상자산은 청년 층 대표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동안 규제 일변도 태도를 취한 것은 사실"이라며 "반면에 경쟁국들은 가상자산 시장을 새로운 금융 분야의 개척 수단으로 판단을 하고 앞다퉈 제도화하고 합리적 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 중"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법인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입장은 어떠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조금은 신중한 입장"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이란 것이 육성하는 부분과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부분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가 가상자산 시장으로 혼란을 겪었던 과정을 생각하면 지금 정책은 투자자 보호쭉에 조금더 우선을 두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9월 만기가 돌아오는 약 6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부채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 9월에 약 58조원, 28만명 차주의 소상공인 부채 만기가 돌아온다. 어떤 금융 구제책을 갖고 있나"라며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선 상환을 유예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부채 상환이 어려우신 분들은 금융당국이 2022년에 출범한 새출발기금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지원할 수 있다"며 "최근에 지원 요건을 완화해서 수혜자를 훨씬 더 늘렸고, 채무 재조정을 통해서 재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2023년) 5월14일 '멋진 해병'이란 카톡방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 내일 체크하고' 이렇게 나온다. 그리고 5월16일 김건희 여사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난다. 5월17일 한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공여협정 보도자료가 나온다. 5월19일 (주식시장에서 삼부토건 주식 관련 평소 대비) 40배가 넘는 거래량이 나온다. 이 때 집중적으로 이 시기에 누가 매매했는지 보면 판이 나오는 게 아닌가. 조치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제가 개별 사안에 대해 뭐라고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른것 같다"고 답했다.
최근 JTBC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한 단체 대화방('멋쟁해병')에서 2023년 5월14일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내용을 보도했다. 야권에서는 이 즈음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발표와 함께 삼부토건 주가가 오른 것을 들어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이종호 전 대표는 골프장 야간 운영 시간인 '3부'를 의미한 발언이라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김 후보자의 자료 제출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지적이 야권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5급 판정을 받은 부분에 대해 명확한 소명이 필요하다"며 "당시 기준에 의하면 합병증이 있어야만 면제가 가능할텐데 아마 성군도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제출한 것으로 나와 있다. 성군도병원이 지금 부산성모병원으로 바뀐 듯한데 진단서를 요청해 제출해 달라. 최소한 '자료가 없다'란 회신이라도 받으셔야 할텐데 의료기록은 영구 보존해야 하므로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 태도에 상당히 문제가 많이 있다 생각한다"며 "(김 후보자가) 평생 2건의 아파트에 대한 거래가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고 최근 20년 간의 취득세 내역, 그리고 양도소득세는 최근 20년 간의 내역, 그리고 부동산 거래 내역 등을 제출해 달라 요구했는데 후보자가 제출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천 의원은 "예를 들면 양도소득세는 최근 5년만 동의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거래내역도 최근 아파트 주택과 관련된 거래내역이 없는 기간 동안 만큼만 거래내역 공개를 동의한 것"이라며 "이것은 정말 꼼수 공개다. 이런 불성실한 태도로 지금 후보자 자격으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황정음 새 남친' 농구선수, 44억 건물 보유…7살 연하에 재력까지 - 머니투데이
- '박지윤과 이혼' 최동석, 무슨 병 앓길래…"9시 앵커 그만둘 수밖에" - 머니투데이
- 실수? 고의?…결혼 임박 현아, 전남친 던 사진 하나 남겨놨다 - 머니투데이
- 김성경, '♥3000억대 재력가'와 재혼…아들 첫 반응 "아싸" - 머니투데이
- 줄리엔 강, 만취해 속옷만 입고 거리 활보 회상…"몸 좋았잖아" - 머니투데이
- "마약했다" 아나운서 출신 김나정 급히 지운 글…누리꾼이 고발 - 머니투데이
- 한국까지 끌어들여 '언플'…"또 트럼프" 속타는 대만, 중국 때리는 이유 - 머니투데이
- "계속 카운팅해서 나와"…'200억 건물주' 유재석, 저작권 수입도 - 머니투데이
- 벤, 출산 6개월 만에 이혼…"전남편 거짓말로 신뢰 무너져" - 머니투데이
- '연인 토막살해' 현역 군 장교는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