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리스크' 헬스케어도 영향권…"전문 인력 확충, 보안 강화해야"

홍효진 기자 2024. 7. 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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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헬스케어 사이버보안 시장 규모.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초연결 시대' 먹통에 주요 글로벌 시스템이 마비되며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헬스케어도 영향권에 들었다. 의료 정보의 디지털화로 단순 오작동을 넘어 의료 데이터를 표적 하는 사이버 공격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문 인력 확충 등 보안 강화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 장애 사태 이후 의료 인프라 대상의 사이버 공격 위험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헬스케어 업체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민간인권국(OCR) 통계에 따르면 의료 데이터 유출 건수는 2021년 4590만건, 2022년 5190만건, 지난해 1억3300만건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미국 최대 건강보험 업체 유나이티드헬스그룹(UHG)의 자회사 체인지헬스케어의 경우 전체 미국인 3분의1에 달하는 1억1000만명 이상의 건강정보가 유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회사는 지난 20일부터 해킹 피해를 본 이들을 대상으로 개별 통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말 기준 플랫폼 복구 비용 등을 포함해 총 19억8000만달러(약 2조7500억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랜섬웨어 관련 예상 지출 비용은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에서 24억5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 사이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국내 업체는 자체적으로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MS 장애 사태 이후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 관련, 정부와 MS 클라우드를 활용 중인 기업 대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했다. 현재 캐즐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만을 이용해 서비스를 운영 중이나, 인프라 2개 이상의 멀티(Multi)-AZ(클라우드 인프라의 물리적 시설 분리)을 활용해 DR(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클라우드 인프라 특성을 타지 않는 장애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리전(AWS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서버의 물리적 위치)에서 장애를 인지한 즉시 다른 AZ로 변경,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설계했다"며 "추후 사용자 증가와 사업 확장에 따라 멀티 클라우드(두 곳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 체제로 변경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운영 중인 카카오헬스케어는 국제표준인증인 ISO27001(정보보안), ISO27017(클라우드 보안) 등을 비롯해 미국 의료정보보호법(HIPAA) 보안성 인증을 받았다. 올 하반기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도 획득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 위협을 시뮬레이션해 방어 효과를 파악하고 잠재 취약성과 보안 위험을 식별하는 '레드팀'을 운영, 해킹 대응과 보안 점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 인력 확보 부족으로 관리 체계 구축이 더뎌지고 있단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국내 헬스케어 업계 정보보안관리자는 "IT업계 전반적으로 보안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영역에 특화된 전문가가 적다 보니 이를 양성·확충해야 한다"며 "의료 데이터는 익명화 단계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데다, 엑스레이·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생체신호·수술·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만큼 각 영역 데이터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의료 영상·음성, 생체신호 등 각 의료 데이터가 개인정보라는 정의 안에 얼마나 포함될 것인지 그 의료 영역에 맞춘 개인정보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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