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고 가자” “버티자” 저축은행 부실채권 매각, ‘대주주’ 따라 온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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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을 압박하고 있지만, 같은 저축은행업계 내에서도 대주주에 따른 온도차가 나타난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비교적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지만, 개인이 소유한 소규모 저축은행에서는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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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을 압박하고 있지만, 같은 저축은행업계 내에서도 대주주에 따른 온도차가 나타난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비교적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있지만, 개인이 소유한 소규모 저축은행에서는 ‘버티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 설명을 들어보면, 전체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상당수인 33곳(41.8%)은 개인이 대주주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이들 가운데 7곳을 제외한 26개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중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0’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 매각을 단 한 건도 실행하지 않은 셈이다. 올해 1분기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없었던 저축은행은 42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개인 소유였던 것이다.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금융사가 가계나 기업에 빌려줬지만 받기 어려워진 돈(채권)을 팔아 얻은 이익으로, 부실을 얼마나 떨쳐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전체 저축은행의 1분기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모두 1487억4600만원, 개별 저축은행당 단순 평균으로는 18억8300만원이었다. 이 대출채권 매매이익 규모는 금융지주 계열이나 외국계 저축은행에서 크게 나타났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8곳의 1분기 대출채권 매매이익 평균은 44억5600만원으로 전체 평균의 두 배를 웃돌았고, 대형사가 많은 외국계 저축은행 8곳의 1분기 대출채권 매매이익 단순평균은 97억9800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규모 부실채권이 양산된 피에프 사업장의 재구조화 과정에서도 이같은 온도차가 재현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정상화 펀드가 ‘진성매각’ 논란으로 사실상 막히게 되면서다. 앞서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1월 330억원, 5월 2천억원 규모 정상화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그러나 부실 피에프 사업장 재구조화를 위한 자금줄을 마련하기 위한 펀드에 투자금과 유사한 규모의 부실 사업장 채권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부실채권을 잠시 넣어두는(파킹)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투자금 출자 만큼 건전성 지표 개선을 위해 펀드를 활용한 셈인데,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피에프 정상화 펀드가 사실상 부실채권 파킹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며 3차 펀드 조성에 제동을 건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피에프 부실채권을 단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피에프 정상화 펀드까지 막히면서 저축은행마다 건전성 관리의 의지와 실행력이 엇갈리게 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과거에 견줘 외형적으로 커진 만큼 건전성이나 내부 통제 등 질적으로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산하나 대형사와 달리 개인이 대주주인 곳은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평판이나 우려 등도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피에프 부실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안이한 인식도 여전히 남아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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