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에 오륜기 에펠탑을 수놓다
32개 종목 금메달 329개 걸려
206개국 선수 1만500명 경쟁
사상 첫 남녀 선수 비율 같아
문화유산·경기장 접목 눈길
베르사유궁·에펠탑서 경기
티켓 860만장 팔려 흥행 예고
경제적 순이익 16조원 기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하계올림픽이 100년 만에 프랑스 파리를 찾는다.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16일간 펼쳐질 스포츠 열전에 전 세계가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제33회 하계올림픽대회가 7월 2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에 열릴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11일까지 16일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1900년, 1924년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하계올림픽을 치르는 파리는 이미 올림픽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대표 명소 에펠탑에는 올림픽을 상징하는 대형 오륜 마크가 새겨져 전 세계에서 온 손님들을 반기고 있다. 경기가 열릴 34개 경기장도 사실상 대회를 치를 준비를 마쳤다. 선수 143명을 비롯해 총 261명으로 구성된 한국 선수단도 21일 본진이 파리에 도착하면서 올림픽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
파리올림픽은 32개 종목, 329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이 펼쳐진다. 그중에서 '길거리 댄스 배틀'로 시작됐던 브레이킹이 이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파리올림픽에 참가하는 206개국 1만500명의 선수 면면에는 흥미로운 점도 있다.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 남녀 비율이 50대50으로 같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제1회 올림픽에서는 전 세계 출전 선수 214명 전원이 남자였는데, 128년 만에 처음 성(性)평등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각 종목에 혼성 단체종목을 신설하고 여자 선수의 출전 기회를 늘린 결과다. 한국은 여성(77명)이 남성(66명)보다 많아 하계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더 많은 선수단으로 구성됐다.
이번 올림픽의 슬로건은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다. 그만큼 기존 올림픽과 남다른 요소들이 있다. 기존 시설물과 문화유적지를 경기장으로 적극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베르사유궁에서 승마와 근대 5종, 에펠탑 광장에서 비치발리볼이 열려 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이끈다.
한국 선수들의 다수 메달이 기대되는 양궁도 나폴레옹이 잠든 레쟁발리드의 잔디광장에서 열리고, 펜싱과 태권도는 1900년 만국박람회 전시장으로 쓰인 건축물 그랑 팔레에서 치러진다. 프랑스 혁명의 중심지였던 콩코드 광장은 3대3 농구,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종목의 경기들이 펼쳐진다.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이 열리는 것은 대회 전부터 일찌감치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강과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릴 개회식은 참가국 선수들이 배 116척을 나눠 타고 강 위를 6㎞ 행진하는 모습이 장관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수차례 리허설을 통해 행사 동선과 안전 점검을 마친 상태다. 센강 주변에 최대 3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중은 올림픽 개회식 사상 최대 규모다.
파리올림픽은 하계올림픽 역대 최고 흥행도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치러지는 첫 올림픽을 보기 위해 총 860만장의 입장권이 예매분을 통해 팔렸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이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당시 830만장을 넘어선 올림픽 역대 1위 기록"이라고 밝혔다. 대회 개막 이후에도 티켓 판매가 이뤄져 목표치인 1000만장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IOC가 지난 5월 프랑스 리모주대학과 공동으로 분석한 파리올림픽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 따르면 최대 111억유로(약 16조5000억원)의 경제적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올림픽 대회 개최 비용은 약 80억유로(약 12조원)로 추산하고 있는데 경기장 신축 최소화, 기업 후원 대거 유치 등을 통해 '흑자 올림픽'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림픽 기간 1500만명이 파리를 찾아 관광 부문에서만 36억유로(약 5조43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했다.
대회 안팎으로 여러 가지 숙제도 넘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전 세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프랑스 내에서는 정치적 혼란과 테러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선수들은 직전 대회였던 도쿄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국가 대신 개인 자격으로 파리올림픽에 나선다.
환경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개회식과 마라톤 수영이 열릴 센강은 수질 오염 문제가 대회 기간 내내 주목받을 전망이다. 최근에는 안 이달고 파리시장,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스포츠부 장관 등이 직접 센강에서 수영을 하면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안간힘을 썼다. 친환경 건축, 저탄소 배출 등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놓았지만 무더위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우려로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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