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시간만에 650억 모였다"…해리스에 베팅한 소액투자자들

이소현 2024. 7. 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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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캠프 명칭 바이든 빠지고 해리스로 재편
"해리스, 캠프 선거자금 계속 사용 가능"
해리스 이외 다른 후보라면 자금 활용 한계
바이든 사퇴에 650억 '풀뿌리' 기부 쏟아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둔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 발표 직후에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6월 백악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연설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107일 앞두고 재선 도전을 포기함에 따라 ‘쩐의 전쟁’이라 불리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선거 자금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지난 2년간 모은 자금(기부금)은 6월 말 기준 약 2억4000만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 중 대선 캠프에 등록된 선거 자금은 6월 말 기준 9600만 달러(약 1333억원)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캠프가 보고한 1억2800만 달러(약 1778억원)엔 못미치지만, 막대한 규모다.

이날부터 ‘바이든-해리스 캠프’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빠졌지만, 캠프 측이 그간 모은 선거 자금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계속 사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위원장을 지낸 트레버 포터 ‘캠페인 리걸 센터(CLC)’ 대표는 성명에서 “바이든과 해리스가 캠페인 위원회를 공유하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나 부통령 후보로 포함된다면 기존 자금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민주당 선거 캠프는 이름부터 바꾸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체제로 재편을 시작했다. 바이든-해리스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서류 제출을 통해 위원회 명칭을 ‘해리스 대통령 후보 위원회’로 재지정했다. 캠프 측은 “해리스 부통령은 이제 2024년 선거에서 미국 대통령 후보로 활동하게 되며, 앞으로 그 직책을 위해서만 캠페인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않는 변수가 생기면 선거 자금 활용엔 한계가 있다. 다른 민주당 후보가 해당 자금을 쓰려면 캠프 측이 다른 후보에 기부할 수 있는 규모는 FEC 한도에 따라 선거당 2000달러(약 280만원)에 그친다. 또 남은 돈을 기부자에게 환급했다가 새롭게 모금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선까지 4개월이 채 안 남은 상황이라 민주당으로서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기존 대선 선거 자금 및 조직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1순위 후보로 언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의제를 물리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며 “저와 함께 하신다면 지금 바로 기부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풀뿌리’ 소액기부자들이 단결력을 보여주고 있다. 액트블루는 엑스에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소액기부자들이 미 동부 오후 9시 기준 4670만달러(약 649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선거 이후 민주당에 하루 만에 들어온 기부금 액수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액트블루는 “풀뿌리 지지자들은 그(해리스)를 민주당 후보로 지지하는 것에 대해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꺾으면서 주춤했던 민주당 선거 자금 모금은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기부금을 관리하는 사이트인 액트블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기 전 시간당 기부금은 약 20만 달러(약 2억7700만원) 수준이었는데, 사퇴 이후엔 시간당 750만 달러(약 104억원)로 크게 뛰었다.

일부 공화당 측 인사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자금 승계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공화당에서 임명한 션 쿡시 FEC 위원장은 엑스에 올린 글에서 선거 자금 규정을 들며 “후보자가 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선거를 위해 기부된 모든 기부금은 기부자에게 반환 또는 환불해야 한다”고 썼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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