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12〉기획, 실행, 평가는 한 몸이다. 객관적 평가로 오답노트 만들어야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매일 아침방송에 쏟아져 나오는 건강관련 프로그램에서 의사들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건강에 대한 지표를 제시한다. 대부분의 성인병의 주범인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지표로는 허리둘레, 체질량지수(BMI), 혈압, LDL-콜레스테롤, 당화혈색소, ALT 등 총 여섯 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성별, 연령 등 개인적인 상태에 따라 수치를 관하도록 조언한다.

우리 몸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건강지표와 수치가 필요하듯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건강한 소통능력도 지표를 가지고 측정해야 한다. 측정된 지표가 '효율적인 소통의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소통의 메시지와 활용하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인가?', '소셜브랜딩을 위한 관계형성은 잘되고 있는가' 등을 체크하고 지표관리를 통한 전략이 수립되고, 그 실행과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딩에 성공하려면 오답노트가 필요

물론 실행에 대한 성과를 자체적으로 관리하면서 KPI를 설정하고는 있지만 참여자수, 좋아요수, 댓글수, 클라우드지수, 이야기지수 등의 가시적인 숫자를 판단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한편으로는 눈으로 보이는 숫자는 현재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보조적인 잣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 참여하고 있는 사용자와의 관계 속에서 추출되는 데이터로는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바로미터는 될 수 없다. 투입되는 광고와 이벤트 등의 변수가 있다.

또한 현재 SNS의 이용자수 등은 소통활동 결과를 단편적으로 말해줄 뿐 소통활동의 원인분석과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해 줄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따라서 어떤 부분의 소통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지에 대한 모델설계가 불가능하다. 특히 이용자의 진성고객 여부와 제시되는 데이터에는 존재하지 않는 잠재고객, 불특정 다수의 고객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점은 전략수립의 한계이다.

Plan-Do-See 선순환 구조를 위한 디지털소통 효과 측정 핵심지표(가중치)

한국인터넷소통협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SNS 채널을 활용한 고객과의 소통활성화를 측정함에 있어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속성은 고객 참여성, 정보 공개성, 독창성·차별성, 콘텐츠 적합성, 정보활용성, 고객응대성 등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속성들은 소셜미디어 자체의 속성으로서 패키지로 제공되는 환경에서는 SNS 본질에 충실한 활동이 결국 고객지향적인 활동임이 입증됐다.

또한 소셜미디어 환경에서는 이러한 속성들이 고객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고 해당 기업과 공공기관의 소셜미디어 브랜드 강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특히 고객과의 소통능력을 가늠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6가지 속성 중에서 정보활용성과 콘텐츠적합성, 그리고 고객응대성을 강화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객참여성과 관련한 두 가지 속성은 관계지향성과 참여유도성이다. 관계지향성이란 콘텐츠에 대한 비유나 상징이 이해하기 쉽고 고객의 자발적 참여가 높은 상태이며, 참여유도성은 고객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이나 이벤트의 시행 및 참여도를 뜻한다. 조직규모에 적합한 이용자수와 댓글수 등의 정량적인 수치도 분석대상 중 하나다. 관계지향성은 SNS 채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속성으로 상대적으로 가중치가 높게 나왔다.

정보공개성에 관한 속성은 공개적절성과 고객지향성이 있다. 공개적절성은 공개되는 정보가 해당 기업(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속성이며, 고객지향성은 다양하고 풍부한 최신 정보가 고객지향적으로 이루어짐을 일컫는다. 특히 세부 속성인 공개적절성은 단연코 다른 속성에 비해 일반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창성·차별성을 대표하는 두 가지 속성은 운영독창성과 채널차별성이다. 운영독창성은 콘텐츠에 독특한 화법과 아이디어가 접목되었는가, 그리고 채널 차별성은 다른 소셜미디어 채널과의 연계성을 가늠하는 속성들이다. 독창성·차별성은 소셜미디어 채널이 패키지로 제공되는 환경을 감안하여 필요한 부분이다.

콘텐츠 적합성은 내용충실성과 내용적합성으로 구성되는데, 먼저 내용충실성은 기업(관)의 제품이나 정책 주제에 부합하는 속성을 의미한다. 또한 내용적합성은 위기 발생 시 적합한 내용을 제공하는지, 그리고 일관성 있게 정보가 제공되는지를 판단한다. 콘텐츠 적합성은 정보과잉 시대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업의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제공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해 준다.

정보활용성은 크게 질적수월성과 고객활용성으로 구분된다. 질적수월성은 제공되는 정보의 질적 우수성과 간결성을 지칭하며, 고객활용성은 정보의 유용성을 뜻한다. 최근 기업(관)에서 제공되는 전문적인 정보의 활용성과 질적수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바람직하다는 평가이다.

고객응대성을 이루는 네트워크성과 상호작용성 중에서, 네트워크성은 적정한 상호작용 규모와 자율적인 토론(댓글)의 정도를 가늠하며 상호작용성은 실시간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불만사항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이 이루어지는지를 판단한다. 고객 응대성은 정보 활용성과 함께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커뮤니티 강화를 위한 댓글관리가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목표지향적인 활동을 위하여 객관적인 지표로 검증하고, 이를 기준으로 전략수립과 실행, 그리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피드백을 통해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고객관계성을 중심으로 하는 소셜브랜딩 관점에서 시장에서 입증된 6개의 지표를 고려한 전략과 전술, 로드맵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도입된 지가 17년이 넘었다. 탄탄한 고객관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평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언급되는 고객의 소리와 이를 통한 실행력 강화가 진행돼야 한다. 평가와 전략, 그리고 실행이 따로 움직이는 것은 연체동물이 아닌 이상 성과 극대화는 요원하다. Plan, Do, See는 한 몸이다. 분리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명심하자. 다소 실행이 더디더라도 우리 기업(관)에 적합한 전략수립에 따른 체계적인 운영과 성과관리지표에 입각한 실행력 강화가 필요하다. 당장은 불편하지만 지속가능한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