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칼럼] EMI 저감 위한 EMC 기술 개발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산업이 대한민국 비약적 발전에 매우 큰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는 빠른 속도로 첨단 기술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첨단 기술의 경쟁력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첨단 전자기기 경우 획기적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높은 신뢰성 및 전자파 환경 기준을 만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전자파 환경 기준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자기 간섭(EMI) 규정을 의미한다. EMI는 어떤 전자기기에서 방사되는 전자파가 다른 전자 기기에 간섭돼 해당 전자 기기에 성능 저하가 발생되는 현상이다.
전자 기기가 이러한 유해 전자파를 허용 기준 이상으로 방사시키지 않도록 하고 동시에 그러한 유해 전자파 환경 속에서도 전자 기기 성능 저하 없이 정상적으로 동작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전자기 적합성(EMC)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전자 기기를 개발할 때 우리는 EMI 현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EMC 기술을 끊임 없이 개발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전자 기기가 동작하려면 전류의 변동이 있어야 하고 그 전류에 의해 전자파는 필연적으로 방사될 수 밖에 없다. 즉 방사되는 전자파를 '0'으로 만들 수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방사되는 유해 전자파 세기를 허용 기준 아래로 제한하는 규정을 준수해 EMC 인증을 받은 제품만이 상용화돼 고객들에게 판매될 수 있다.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 기업체에서는 '방사되는 전자파의 세기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전자 기기를 개발해야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상당한 원초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EMI 인증 시험의 경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전자 기기에 대해 인증 시험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이는 제품 개발이 완료된 이후에 인증시험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증 시험에 합격(Pass) 한다면 문제 없이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겠지만, 만약 인증 시험에서 불합격(NG) 한다면 제품을 다시 수정해야 한다. 이미 제품의 정상적 동작이 확보된 상태에서 EMI 불량 이슈 때문에 제품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도 EMC 인증을 받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제품을 수정해야만 한다.
제품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에서는 회로든 기구든 어느 누구든지 제품을 수정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실제로 EMC 인증을 받기 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도 종종 관찰된다.
다행스러운 사실은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EMI 불량 현상 저감을 위한 'EMC 대책 설계 기술'이 존재한다. EMC 대책 설계 기술은 전자 기기의 회로(Schematic) 및 보드(PCB) 그리고 기구의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EMC 성능 향상을 위한 기술을 적용하는 설계 기술을 의미한다. 즉, EMC를 고려한 설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전자 기기 종류가 너무 다양해 모든 전자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같은 기술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각각의 전자 기기를 위해 최적화된 EMC 대책 설계 기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EMC를 고려한 설계를 하게 되면 훨씬 낮은 비용으로도 EMC 인증 시험을 받을 때 합격 확률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된다.
전자 기기 설계자는 EMC 대책 설계 기술을 학습해 실 제품개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에 그러한 기술을 보유하고 교육을 통해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전문가 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전자파학회(KIEES) EMC기술연구회에서는 EMC 기술의 개발 및 확산을 위한 활동을 1989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전자 기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 모두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EMC 대책 설계 기술을 적용해 EMI 이슈 없이 EMC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꿈꾸며 'EMC기술연구회'는 오늘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종훈 한국전자파학회 EMC기술연구회 위원장·이엠씨닥터스 대표 jonghoon@emcdr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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