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 이번주 개최…최선희 북한 외무상 ARF에 참석할까
ARF, 북한이 유일 참여하는 다자 안보 협의체
북·러 조약 체결로 북한 외무상 참석 가능성 상승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오는 26일부터 라오스에서 열린다. 한·중·일과 미국,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 및 주요 관련국 외교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참석할지 주목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오는 26~2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되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조 장관은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의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분야에서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미국, 중국, 일본 등 다른 참여국과 양자 회담도 열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각종 회의에서 한반도 문제를 주요하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최근 오물풍선 살포와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비판하면서, 북·러의 조약 체결에 따른 군사협력 강화 등을 규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EAS에는 아세안 10개국 및 한·중·일과 더불어 미국과 러시아 등도 참여한다. ARF는 EAS 참여국에 더해 북한 등 27개국으로 구성된다.
특히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 안보 협의체다. 북한은 2000년 7월 ARF의 23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주로 북한의 외무상이 회의에 참석하다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부터는 대사급이 참석했다. 이 때문에 최 북한 외무상이 올해 ARF에도 불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6월 러시아와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최 외무상의 참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경제협력 강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과시하고 고립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무대로 ARF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 외무상이 ARF를 계기로 러시아 등의 외교장관과 양자 회담을 하면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오스가 이번 회의의 의장국이라는 점도 최 외무상의 파견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 라오스와 북한은 전통적인 사회주의 우호 관계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라오스와 수교 50주년을 맞아 통룬 시술릿 라오스 주석과 축전을 교환하며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ARF 등 회의의 의장성명에 북한과 러시아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반영되도록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성명은 의장국이 회의에서 다뤄진 내용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요약·정리한 문건이다. 참가국에 대한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의장성명에 담긴 내용은 일종의 국제적인 여론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남북은 과거 의장성명에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넣기 위해 의장국을 상대로 물밑에서 외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조 장관이 여러 계기를 통해 북한 측 참석 인사와 마주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는 라오스 측에 북한 측 참여 인사를 문의하고 있으나, 확정됐다는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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