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세계 1위 우크라이나 대표, “러시아 선수만 보면 파괴된 집과 삶이 떠오른다”

우크라이나 올림픽 높이뛰기 야로슬라바 마후치흐(23)는 얼마 전부터 기사를 읽는 걸 그만뒀다. 고국에서 벌어지는 유혈 사태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너무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눈은 외면했지만, 마음은 돌이킬 수 없었다. 그는 “완벽한 도약을 위해 절대적인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마음은 고국에서 벌어지는 어려운 상황으로 향하곤 한다”고 22일 CNN에 말했다.
마후치흐는 “민간인에게 발사된 로켓 뉴스를 읽은 후 경기를 치르는 것은 큰 도전”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얼마나 많은 집이 파괴되었는지를 생각하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뉴스 읽기를 끊었다. 그는 2021년 유럽 실내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마후치흐는 지난 2년 동안 유럽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지냈다. 그는 “여행 가방에 살고 있는 셈”이라고 답했다.
아버지 등 식구들은 고향 드니프로에 남아 있다. 이곳은 동부 도시로 종종 러시아 공격의 타깃이 된다. 그는 “아버지는 가끔 ‘로켓이 날아와도 괜찮아, 이것이 내 삶이야, 아마도 신이 끝났다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어’라고 말한다”며 “나는 계속 ‘아버지, 아버지, 제발 지하실로 가세요’라고 반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국제 수준의 선수가 아니었다면, 나도 우크라이나에 있었을 것”이라며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게 목표이자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마후치흐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애국심이 강해졌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인 파란색과 노란색 아이섀도를 그렸고 우크라이나 장애인 고아들에게 휠체어를 보내기 위한 기금 모금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많은 어린이가 부모를 잃었고, 부모들이 자녀를 잃었다. 많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전쟁에서 죽었다”며 “나는 우크라이나 대사라는 자세로 나라를 돕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크라이나 운동 선수 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은 중립국가 선수 자격으로 파리 올림픽에 나선다. 마후치흐는 “러시아 선수를 보면 파괴된 도시와 국민의 삶이 보인다”며 “이들과 경쟁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마후치흐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올림픽은 전 세계의 평화를 상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7일 파리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10m로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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