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주말 최종 결론…'강제노역 반영' 관철될까
이종훈 기자 2024. 7. 22. 15:27
▲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 '사도광산'의 등재 여부가 이번 주말 최종 결론 납니다.
오늘(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46차 회의는 오는 26~29일 사도광산을 비롯한 신규 등재 안건 28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합니다.
심사는 안건 순서에 따라 진행되며, 14번째 안건인 사도광산은 27일께 등재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정 변경 가능성은 있습니다.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관례상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의 컨센서스(전원동의)로 결정됩니다.
한국은 지난해 신규 위원국에 당선돼 올해부터 2027년까지 위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는 박상미 유네스코 대사가 맡을 전망입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가를 관건은 한국 정부가 시종일관 강조한 '전체 역사 반영' 입장이 어느 정도 수준의 결과물로써 담보될지입니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유산 시기를 에도시기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조선인 강제노동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습니다.
앞서 최종 심사의 '시금석'으로 평가되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달 사도광산에 대해 "등재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여러 지적 사항을 붙여 '보류'를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지적 사항을 보완한다면 이번 WHC 회의에서 등재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됩니다.
당시 이코모스는 핵심 권고사항(상업 채굴 재개 금지 약속·에도시기 이후 유산이 많이 남은 구역 제외·일부 유산의 완충지역 확장 등)에 더해 별도의 '추가적 권고' 항목을 통해 "전체 역사를 현장 수준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전략을 책정해 시설·설비 등을 갖출 것"을 주문했습니다.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코모스의 핵심 권고사항들은 모두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전체 역사 반영'에 대해선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등재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이며, 일본으로선 등재를 위해 한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한일 양국은 그동안 협상을 진행해 일부 진전을 봤으나, 아직 타결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나아가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은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 등 근대산업시설 등재와 관련해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한국 입장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발언은 어음이고 그 어음이 부도가 나니 담보 내지 현찰을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하시마 탄광이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함께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이 아닌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치했고 이마저도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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