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을 내리지 않는 '질문들'의 의미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매년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으로 꼽혀온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이 MBC로 돌아왔다. 5회 분량의 특집 프로그램을 함께한 손 전 사장은 여전히 날카롭지만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물론,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 질문들은 분명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은 지난 13일부터 방송된 MBC 특집기획 '손석희의 질문들'(이하 '질문들')을 진행하고 있다. '자영업의 위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 방송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송길영 작가가 출연했으며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의 고민'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방송에서는 유시민 작가와 김희원 한국일보뉴스스탠다드 실장, 김태호 PD가 출연했다.
199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2006년 성신여대 교수로 자리를 옮긴 손석희는 2013년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 취임, 메인뉴스인 '뉴스룸' 앵커를 맡았다. 지난해 9월까지 JTBC 순회특파원으로 일본에 머물다가 퇴사했으며 지난 4월부터 교토 리쓰메이칸 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다.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MBC로 돌아온 손석희가 처음 만난 사람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였다.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는 사람'이라고 소개된 백종원 대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프랜차이즈 연돈볼카츠를 둘러싼 여러 논란으로 인해 비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논쟁적인 사람'을 초청한 손석희는 바로 그 논쟁이 되는 부분을 날카롭게 짚어냈다. 물론, 청문회나 수사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딱딱한 분위기로만 이어가지는 않았다. "이런 질문을 해서 죄송하다"는 말에 백종원이 "괜찮다"고 하자 "사실 미안하지는 않다"고 되받아친 것이 상징적인 부분이다. 다만, 양측의 입장이 아닌 백종원 대표 측의 입장만 들을 수 있었고, 지상파 채널의 특성상 편집된 부분만 방송이 됐기 때문에 다소 밋밋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음 회차에서는 레거시 미디어로 불리는 기성 언론과 그 대안 언론으로 떠오르는 유튜브 저널리즘에 대해 다루며 조금 더 논쟁적인 주제를 가져왔다. 백종원 대표와 달리 각각을 대변하는 유시민 작가와 김희원 실장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뉴스를 어떻게 보냐'는 첫 질문부터 최근 화제를 모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에 이르기까지 손석희는 꾸준히 질문을 던지고 그 사이에서 양측을 중재하며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이어 등장한 인물은 제작사 TEO의 김태호 PD였다. 앞선 두 사람과의 대담이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뤘다면 김태호 PD와의 대담은 새로운 플랫폼과 콘텐츠라는 조금 더 폭넓은 주제를 다뤘다. MBC 출신이지만 현재는 모두 MBC를 떠난 두 사람이 다시 MBC에 모여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신선한 동시에 그만큼 미디어 환경이 급변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질문들'은 민감한 주제들을 턱턱 들이밀며 도발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원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않는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억지로 결론을 내리다가는 그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답을 내릴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질문들'의 질문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손석희는 첫 방송을 시작하며 "이 프로그램은 그리 자극적이지 않을 거다. 재미도 덜할 수 있다"면서도 "뻔한 표현이긴 하지만 의미를 찾다 보면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희가 건네는 질문을 듣다 보면 전혀 상관없게 느껴졌던 주제가 어느 순간 가까이 와닿게 된다. 그렇게 의미를 가지는 질문들을 다시 곱씹으며 나름의 결론을 내리기도 하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유도 듣게 된다.
과감하게 뻗어나간 '질문들'은 올림픽 관계로 3주간 쉬어간다. 그 이후에는 '영화의 갈 길'이라는 주제로 배우 최민식과 대담이 예정되어 있다. 이후 '나이듦에 대한 생각', '텍스트의 쇠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5부작을 마무리한다. 과연 '질문들'은 남은 3화에서 또 어떤 질문을 건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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