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린트락 "소울라이크 뉴비에게 안성맞춤 신작"
AA4 게임즈의 두 번째 작품 '플린트락: 더 시즈 오브 던(이하 플린트락)'은 더할 나위 없는 소울라이크 입문서다. 소울라이크를 즐겨 하지 않는 기자가 플레이했음에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A44 게임즈는 첫 작품 '아쉔'부터 소울라이크로 시작한 개발사다. 멀티플레이 요소를 강조했던 전작과 달리 플린트락은 솔로 플레이와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전투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개발사가 내세운 요소들이 게임 속에 잘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메인인 근접 공격 외에도 화약과 마법을 활용해 연계하는 재미는 확실하다. 다만 전투에 공을 너무 들인 탓인지 부족한 면도 많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진 않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했다. 천천히 모든 걸 맛보면서 즐겼음에도 13시간 안에 끝내버렸다. 게임을 마지막까지 플레이하면 '이게 끝이야'라는 아쉬움이 강했다.
장르 : 오픈월드 액션 RPG
출시일 : 2024년 7월 18일
개발사 : A44 게임즈
플랫폼 : PC, 콘솔
■ 총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플린트락의 공격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도끼를 사용한 근접 공격, 엔키를 활용한 마법 공격, 피스톨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이다. 소울라이크를 표방하는 게임답게 근접 공격이 메인이며, 마법과 원거리는 이를 보조한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는 수단도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과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회피를 활용해 공격을 피하거나 타이밍에 익숙하다면 패링을 사용해 반격한다. 패링이 불가능한 기술들도 있으니 결국 두 가지를 적절히 분배해서 쓴다.
플린트락은 여기에 한 가지 장치, 적의 강공격을 저지하는 수단을 추가했다. 적이 빨갛게 빛나는 순간에 맞춰 피스톨을 발사하면 경직을 주면서 공격을 캔슬시킨다. 피스톨 공격은 타이밍만 잘 맞추면 패링 판정으로 들어가 확정 추가타를 가한다. 보스도 예외가 아니다. 피스톨을 활용하면 보스전 난도가 확 낮아진다
끝까지 클리어하고 나니 소울류 게임들을 집중적으로 즐겨온 사람들에겐 조금 밍밍할 것 같았다. 맵마다 최종 보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패턴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수라면 난도를 한 단계 높여서 플레이하는 걸 추천한다.
다른 관점으로 보면 기자처럼 소울라이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평소 키보드와 마우스로 게임을 즐기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패드를 활용해 클리어까지 성공했다.
좋은 플레이를 하면 보상을 주는 '명성 멀티플라이어'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해당 시스템은 다양한 방식으로 적에게 연속 공격을 가하면 퍼센트 게이지가 증가해 스킬 습득에 필요한 명성을 더 많이 얻는 수단이다.
단, 적에게 맞는 순간 누적된 보너스가 사라지고 기본 명성만 남는다. 명성치를 적게 주는 일반 적들보단 중간 보스급 이상의 적들과 싸울 때 최대한 신중하게 전투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전략이 베스트다.
■ 중간 과정이 많이 생략된 듯한 스토리
플린트락의 스토리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현세에 강림한 신들을 처치해서 세상을 구한다"로 요약 가능하다. 주인공 노르는 공병으로 도끼와 피스톨을 사용해 싸우는 여군이다.
죽은 자들이 더 이상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막으려고 했으나, 오히려 결계를 해제하는 꼴이 돼버려 신들이 인간세상에 내려온다. 이후 노르는 말하는 여우 엔키의 도움을 받아 신들과 싸우는 여정을 떠난다.
스토리 진행 방식은 디아블로의 액트와 같은 형태다. 각 맵 끝에 있는 보스를 처치하면 다음 맵으로 넘어간다. 맵은 총 3개로 구성돼 있으며, 맵을 넘어갈 때마다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생긴 일을 요약해서 설명하는 컷신이 나온다.
다만 해당 컷신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그냥 한 줄로 넘어가기엔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다. 엔키의 정체를 알게 됐을 때 주인공과 동료들이 추궁하는 장면이나 나중에 동료들이 엔키를 동료로 인정하는 과정을 그냥 한 줄로 설명해 버리니 스토리를 보는 입장에선 김이 빠진다.
엔키 이외에도 주인공이 신과 싸우는 여정을 함께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동료들의 스토리는 '공병 퀘스트'라는 별도의 서브 퀘스트로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풀어내는 깊이가 물가에 발끝만 담그는 정도로 얕다.
특히 세계관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점령된 도시를 해방하면 체크포인트 역할을 하는 커피숍이 열린다. 커피숍엔 특이한 외형을 지닌 호스트라는 존재가 있다. 하지만 왜 마을마다 커피숍이 있으며, 호스트는 어떤 존재인지 알 도리가 없다.
큰 흐름만 놓고 보면 플린트락의 스토리는 꽤나 흥미로운 서사를 지니고 있다. 배경지식을 비롯해 인물들의 설정이나 관계 등 스토리에 깊이를 더해줄 요소들이 턱없이 부족하니 서사를 파악하기 힘들다.
■ 가격에 비해 부족한 콘텐츠 분량
플린트락의 가격은 4만 2000원이다. 그래픽 퀄리티만 놓고 보면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볼 수 있지만, 플레이 타임을 감안하면 다소 비싸다. 이는 개발사의 전작 '아쉔'에서도 제기되던 문제다.
게임 내 준비된 콘텐츠는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점령지 해방, 엔키의 깃털, 이나야의 성지, 깃발 파괴 등 전투부터 수집까지 다양하다. 수집 요소는 각종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수집할 수 있게끔 배치했다.
기자는 지도에 존재하는 모든 곳을 탐험하고 서브 퀘스트까지 전부 완료했다. 최종 보스를 잡고 크레딧까지 끝난 시점에 플레이 타임을 확인해 보니 노말 난이도 기준 13시간 정도 걸렸다.
메인 스토리만 쭉 진행했다면 엔딩을 보는 데 10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서브 퀘스트를 완료하고자 맵을 돌아다니며 쓴 시간이 더 길었다. 유저가 서브 퀘스트를 무시하고 지나가면 비용적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다.
그 탓인지 서브 퀘스트 완수 보상이 꽤나 짭짤하다. 성장에 필요한 명성은 물론 신규 무기나 방어구 등 전투에 필요한 보상을 제공한다. 방어구 세트를 맞추고 싶은 게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하는 편이 좋다.
콘텐츠 소비 시간이 짧은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하게 많은 체크포인트'다. 플린트락은 지도만 봤을 땐 지형이 넓어 보인다. 하지만 막상 탐험해 보면 엎어져서 코 닿을 거리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작다.
작은 맵에 체크포인트까지 많으니 전투 중에 죽더라도 시체를 금방 회수할 수 있다. 진행 도중 물약 충전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쯤이면 어느샌가 눈앞에 새로운 체크 포인트가 나타난다. 여기서 개발자의 친절함이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숏컷 역할을 수행하는 '균열'이 큰 기여를 했다. 균열은 걸어온 길 사이에 배치된 몬스터들을 스킵시켜주거나 점프로는 갈 수 없는 장소로 이동하는 능력이다. 한 번 개방하면 지나온 전투들을 전부 패스할 정도로 편리하다.
결국 게임이 과하게 친절해서 플레이타임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체크포인트와 균열을 적당히 배치했다면 충분한 플레이타임을 확보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 소울라이크 입문작으로 딱
플린트락을 평가하자면 '뼈대는 튼튼하나 인테리어가 약한 건물'이다. 그래픽과 게임성은 확실히 좋았지만, 스토리와 콘텐츠는 부족했다. 스토리는 파고들 요소가 적고, 오픈월드 게임으로 즐기기엔 콘텐츠가 빈약하다.
무엇보다 소울라이크를 플레이하는 이유 중 하나인 '어려운 보스를 넘긴 뒤에 얻는 성취감'이 떨어졌다. 최종 보스를 제외하곤 대부분 5번 안에 클리어할 정도였다. 차라리 난이도를 두 개로 나누지 말고 기본 난이도를 높이는 편이 나을 뻔했다.
플린트락은 소울라이크 고수보단 입문자들에게 딱 맞는 게임이다. 만약 자신이 어려운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고, 적당히 도전하면서 즐기는 게임을 원한다면 나중에 할인 행사 때 구입해보는 걸 추천한다.
1. 소울라이크 게임 중 전투가 쉬운 편이다
2. 좋은 플레이 보상으로 의욕을 높인다
3. 숏컷이나 체크포인트가 잘 돼있어 이동이 편하다
1. 어려운 보스를 잡는 성취감이 부족하다
2. 오픈월드지만 탐험이나 수집 요소가 적다
3. 인물 서사나 메인 스토리가 부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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