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이어 1000만? 故이선균 최후의 유작 '행복의 나라'(종합)
조연경 기자 2024. 7. 22. 15:20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 신작…10.26·12.12 시대 관통
故이선균 유작…조정석 유재명 전배수 송영규 최원영 등 의기투합
고(故) 이선균의 새로운 연기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 1000만 '서울의 봄'과 같은 시대적 배경.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설정을 탁월하게 접목 시키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의 신작. 여름 성수기 시즌 떠나게 된 '행복의 나라'가 관객들에게 마지막 흥행 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 된 제작보고회를 통해 작품에 대해 공식적으로 첫 소개하는 자리를 갖게 된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서울의 봄'이 12.12 쿠데타가 벌어진 당일의 9시간을 스크린에 옮겼다면, '행복의 나라'는 그에 앞선 10.26일부터 12.12까지 사이 벌어진 사건을 수면 위에 올렸다.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어 리얼리티와 영화적 재미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10.26과 12.12 사이 흥미로운 사건이 있어 영화적으로 재구성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는 추창민 감독은 "그 시대가 역설적으로 봤을 때 '행복의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작품 연출과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추 감독은 "최대한 기록에 충실 하려 노력했다"면서 "영화 속 장면과 대사를 실제 법정 기록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박흥주 대령은 개인 묘지에 묻혀 계시는데, 마지막까지 군인이고자 한 의지가 느껴지더라. 당시 받은 부당 대우가 희석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휘말렸던 박흥주 육군 대령을 옮긴 박태주,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이 연기했던 전두광과 같은 모델을 차용한 전상두다. 각각 이선균, 유재명이 맡았으며, 조정석은 박흥주 재판에 참여했던 변호인들을 종합해 가공한 정인후 변호사로 분한다.
추창민 감독은 "박흥주 대령을 조사해보니 좌우 진영을 나누지 않고 인간적인 면모에 칭찬이 자자했던 분이더라. 이런 분이 역사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바라 봐야 할 지, 이선균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이선균이 '행복의 나라' 출연을 결심했던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한 건 바로 조정석이라고. 이선균은 추창민 감독과 미팅에서 조정석을 '좋은 배우'로 꼽으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는 마음을 건넸다는 후문이다.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변호사 정인후 역의 조정석은 "법정 개싸움에 능한 인물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역사 공부가 됐고, 그간 몰랐던 새로운 인물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를 변호해 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더라. 재판에 참여한 모두를 대변해 상황을 제 3자의 눈으로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태주를 변호하면서 심리의 변화를 겪는데, 화가 치밀어 오를 땐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다"며 "현장에서는 제가 형(이선균)에게 많이 의지했다.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뜨거우면서 따뜻한 형이었다. 어느 작품보다 묵직하고 진중한 이선균 배우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배후에서 재판을 불리하게 조종하는 합수부장 전상두는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의 장본인으로, 재판을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 육군 참모총장에게 비공개 재판 진행을 요구하고, 정인후를 비롯한 변호인단을 뒤에서 협박하는 등 부정 재판을 주도한다.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의 새 지평을 열었다 평가 받는 '서울의 봄' 전두광 황정민을 만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의 나라' 전상두 유재명은 아무래도 비교의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국가 폭력과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전상두를 정의한 유재명은 캐릭터의 다양한 악랄함 중 '줄타기'에 조금 더 초첨 맞췄다.
유재명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도전이자 부담이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기본적인 외모와 말투 등을 분석하지만 때론 본체를 버려야 하는 순간도 온다. 특히 전상두는 창조의 개념이 열려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실존 인물의 모든 것에 의존하려 하지 않았다. 확신과 불안의 연속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진정성은 유재명의 마음가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재명은 특유의 비주얼을 위해 단순히 특수분장에만 맡기지 않고, 실제 머리카락을 면도하는 결심을 강행했다. "면도한 채 4~5개월 살았는데 가족, 동료들이 모두 놀라더라"며 내심 뿌듯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과 함께 전배수는 10.26 재판 변호인 부한명, 송영규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 변호인 최용남, 최원영은 군 검찰단 검사 백승기로 시대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함께 했다.
전배수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가슴이 먹먹했다" 털어놨고, 송영규는 "초등학생 때 일어났던 사건을 작품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다", 최원영은 "픽션을 가미했지만 역사적 사건이 바탕이다. 그동안 놓치고 있던 아픔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며 배우로서 깊이감을 표했다.
다시 스크린을 수 놓을 시대의 진실이다. 마지막으로 추창민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느끼셨으면 좋겠다", 조정석은 "1000만 관객을 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통해 필람영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영화는 내달 14일 극장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故이선균 유작…조정석 유재명 전배수 송영규 최원영 등 의기투합
고(故) 이선균의 새로운 연기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 1000만 '서울의 봄'과 같은 시대적 배경.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설정을 탁월하게 접목 시키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창민 감독의 신작. 여름 성수기 시즌 떠나게 된 '행복의 나라'가 관객들에게 마지막 흥행 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 된 제작보고회를 통해 작품에 대해 공식적으로 첫 소개하는 자리를 갖게 된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 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지난해 11월 개봉해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서울의 봄'이 12.12 쿠데타가 벌어진 당일의 9시간을 스크린에 옮겼다면, '행복의 나라'는 그에 앞선 10.26일부터 12.12까지 사이 벌어진 사건을 수면 위에 올렸다.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을 섞어 리얼리티와 영화적 재미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10.26과 12.12 사이 흥미로운 사건이 있어 영화적으로 재구성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는 추창민 감독은 "그 시대가 역설적으로 봤을 때 '행복의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작품 연출과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이어 추 감독은 "최대한 기록에 충실 하려 노력했다"면서 "영화 속 장면과 대사를 실제 법정 기록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박흥주 대령은 개인 묘지에 묻혀 계시는데, 마지막까지 군인이고자 한 의지가 느껴지더라. 당시 받은 부당 대우가 희석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는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휘말렸던 박흥주 육군 대령을 옮긴 박태주,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이 연기했던 전두광과 같은 모델을 차용한 전상두다. 각각 이선균, 유재명이 맡았으며, 조정석은 박흥주 재판에 참여했던 변호인들을 종합해 가공한 정인후 변호사로 분한다.
추창민 감독은 "박흥주 대령을 조사해보니 좌우 진영을 나누지 않고 인간적인 면모에 칭찬이 자자했던 분이더라. 이런 분이 역사 속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바라 봐야 할 지, 이선균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이선균이 '행복의 나라' 출연을 결심했던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한 건 바로 조정석이라고. 이선균은 추창민 감독과 미팅에서 조정석을 '좋은 배우'로 꼽으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는 마음을 건넸다는 후문이다.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변호사 정인후 역의 조정석은 "법정 개싸움에 능한 인물로,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역사 공부가 됐고, 그간 몰랐던 새로운 인물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그를 변호해 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더라. 재판에 참여한 모두를 대변해 상황을 제 3자의 눈으로 담아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태주를 변호하면서 심리의 변화를 겪는데, 화가 치밀어 오를 땐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았다"며 "현장에서는 제가 형(이선균)에게 많이 의지했다.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뜨거우면서 따뜻한 형이었다. 어느 작품보다 묵직하고 진중한 이선균 배우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배후에서 재판을 불리하게 조종하는 합수부장 전상두는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의 장본인으로, 재판을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 육군 참모총장에게 비공개 재판 진행을 요구하고, 정인후를 비롯한 변호인단을 뒤에서 협박하는 등 부정 재판을 주도한다.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의 새 지평을 열었다 평가 받는 '서울의 봄' 전두광 황정민을 만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의 나라' 전상두 유재명은 아무래도 비교의 부담을 피할 수 없다. '국가 폭력과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전상두를 정의한 유재명은 캐릭터의 다양한 악랄함 중 '줄타기'에 조금 더 초첨 맞췄다.
유재명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도전이자 부담이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기본적인 외모와 말투 등을 분석하지만 때론 본체를 버려야 하는 순간도 온다. 특히 전상두는 창조의 개념이 열려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실존 인물의 모든 것에 의존하려 하지 않았다. 확신과 불안의 연속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진정성은 유재명의 마음가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재명은 특유의 비주얼을 위해 단순히 특수분장에만 맡기지 않고, 실제 머리카락을 면도하는 결심을 강행했다. "면도한 채 4~5개월 살았는데 가족, 동료들이 모두 놀라더라"며 내심 뿌듯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과 함께 전배수는 10.26 재판 변호인 부한명, 송영규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 변호인 최용남, 최원영은 군 검찰단 검사 백승기로 시대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함께 했다.
전배수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가슴이 먹먹했다" 털어놨고, 송영규는 "초등학생 때 일어났던 사건을 작품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다", 최원영은 "픽션을 가미했지만 역사적 사건이 바탕이다. 그동안 놓치고 있던 아픔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며 배우로서 깊이감을 표했다.
다시 스크린을 수 놓을 시대의 진실이다. 마지막으로 추창민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느끼셨으면 좋겠다", 조정석은 "1000만 관객을 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통해 필람영화의 가치를 강조했다. 영화는 내달 14일 극장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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