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성시대` 우울한 두가지 고민… 막대한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배출

유진아 2024. 7. 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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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온실가스량 급증…MS 3년 전 대비 29.1% ↑
구글 탄소중립 포기발표…빅테크 ‘넷제로’ 목표서 멀어져
마이크로소프트의 에너지 총소비량 추이. 와이어드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들이 앞다투어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전쟁'에 뛰어들며 일상과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그러나 이런 AI 발전의 뒷면에는 '전기 먹는 하마',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AI가 데이터를 대량으로 학습하고 추론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AI가 기후 리스크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MS는 최근 내놓은 '2024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에너지 총소비량이 2400만7868MWh(메가와시트)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에너지 총소비량인 1128만3502MWh보다 두배가 넘는다. 생성형 AI '코파일럿'을 운영하며 데이터센터를 대거 지은 MS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3년 전(1190만톤)보다 29.1% 늘어났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구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연례 환경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430만톤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년(1260만톤) 대비 13.5% 늘어난 수치다. 구글은 배출량이 늘어난 원인으로 데이터센터의 높은 소비전력량 등을 꼽았다.

AI를 훈련시키고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컴퓨팅 성능과 데이터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를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운영해야 하는데 이때 막대한 전력이 소비되고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빅테크들이 AI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에너지 소비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200~250TWh(테라와시트)로 세계 전력 수요의 약 1%에 달한다. 오는 2030년에는 약 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자드 모아제니 미 워싱턴대학 컴퓨터 공학 연구원은 "백엔드에서 생성형 AI 모델이 실행되는 알고리즘은 기존의 구글 검색이나 이메일과 근본적으로 매우 다르다"라며 "기본 서비스의 경우 프로세서 간에 주고 받아야 하는 데이터 양이 매우 적었지만 제미나이(구글의 생성형 AI)는 약 100~1000배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가 기후 위기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버지니아 디그넘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도 'AI의 환경 발자국'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AI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엠마 스트루벨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연구진은 2019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AI모델을 한번 훈련시킬 때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총량을 구글의 AI모델 버트(BERT)를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38파운드(652㎏)"라며 "이는 비행기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왕복으로 오갈 때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전성비 높이기와 탄소 배출량 줄이기는 절대적인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2030년까지 넷제로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야심 찬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과제"라면서 "AI가 미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복잡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AI의 경우 단순 저장형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6배 정도 많은데, 기업들이 과거 탄소중립을 선언했을 때는 이를 예측하지 못했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탄소중립 연도를 2050년도로 잡았는데 현재 상황상 그것보다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탄소중립을 이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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