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엔하이픈, 이유 있는 고당도 커리어하이[뮤직와치]
[뉴스엔 황혜진 기자]
무궁무진한 매력에 빠져든다. 고당도 변신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그룹 엔하이픈(ENHYPEN) 이야기다.
엔하이픈(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은 7월 12일 정규 2집 'ROMANCE : UNTOLD'(로맨스 : 언톨드)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엔하이픈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니 5집 'ORANGE BLOOD'(오렌지 블러드) 이후 8개월 만에 내놓은 신보이자 2년 9개월 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이다. 멤버들은 콘셉트 포토와 뮤직비디오 스타일링을 위해 레이디 가가 스타일리스트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포미체티와 협업하는가 하면 이충현 감독과 손잡고 신보를 관통하는 메시지 'If you say yes(허락)'과 맞닿아 있는 콘셉트 시네마를 제작해 컴백 열기를 높였다.
▲ 더블 밀리언셀러→빌보드 메인 차트 2위, 역대급 기록 행진
엔하이픈은 이번 음반으로 유의미한 자체 최고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정규 2집 'ROMANCE : UNTOLD'(로맨스 : 언톨드)는 발매 닷새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했다. 최종 초동 판매량(발매일 기준 일주일 동안의 음반 판매량)은 234만 4,749장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기록으로 엔하이픈은 자체 최고 앨범 판매량을 경신한 것은 물론 통산 두 번째 '더블 밀리언셀러'(단일 앨범 판매량 200만 장 이상을 기록한 아티스트)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전작 'ORANGE BLOOD'로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넘긴 바 있지만 초동 기간 내 200만 장을 돌파한 건 데뷔 후 처음이다.
한결 빠른 속도로 추가한 더블 밀리언셀러 수식어는 엔하이픈의 음악을 선호하고, 이들의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국내외 K팝 팬들이 증가했다는 방증. "엔하이픈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멤버 제이의 당찬 각오는 현실이 됐다.
가히 계단식 성장의 표본이라 부를 만한 행보다. 엔하이픈은 2020년 9월 종영한 Mnet 서바이벌 'I-LAND'(아이랜드)를 거쳐 같은 해 미니 1집 'BORDER : DAY ONE'(보더 : 데이 원)으로 가요계 정식 데뷔했다. "내 역사를 난 Making"이라는 'Blessed-Cursed' 노랫말을 증명하듯 정규 1집으로 첫 밀리언셀러가 된 데 이어 미니 5집으로 첫 더블 밀리언셀러, 정규 2집으로는 첫 초동 더블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랐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도 7개 앨범 연속 진입에 성공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체 신기록을 경신했다. 빌보드는 21일 엔하이픈 'ROMANCE : UNTOLD'가 '빌보드 200' 최신 차트(27일 자)에 2위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1위는 세계적 팝스타 에미넴(Eminem) 새 앨범 'The Death of Slim Shady (Coup de Grâce)'였다. 이로써 엔하이픈은 종전 최고 '빌보드 200' 순위(미니 4집 'DARK BLOOD', 미니 5집 'ORANGE BLOOD'로 4위 기록)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엔하이픈 역대 앨범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토대로 빌보드 '톱 앨범 세일즈'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빌보드는 "엔하이픈이 음반 판매량 11만 7,000장, SEA 유닛(스트리밍 횟수를 환산한 판매량) 7,000장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엔하이픈은 22일 뉴스엔에 "정규 2집 'ROMANCE : UNTOLD'로 컴백한 후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들이 저희에게 많이 생겨서 하루하루 기쁘면서도 얼떨떨해요.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모두 엔진(ENGENE, 엔하이픈 공식 팬덤명) 덕분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엔진을 위해 더 좋은 노래 들려드리는 엔하이픈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은 활동으로도 좋은 추억 많이 쌓아 보아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 새로운 변신도 통했다…우리가 몰랐던 엔하이픈
지난 4년여 동안 엔하이픈이 국내에서 발매한 정식 앨범만 8장(정규 2개, 리패키지 1개, 미니 5개)에 달한다는 사실은 부단한 열일을 가늠하게 한다. 지난해 9월 일본 도쿄돔 콘서트로 K팝 보이그룹 최단기간 도쿄돔 입성이라는 이정표를 세운 이들은 미니 5집 활동 마무리 후 올해 상반기까지 북미, 아시아에서 대규모 투어를 지속하면서도 부지런히 새 정규 앨범 작업을 병행했다는 전언이다.
신보를 통해 신규 챕터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엔하이픈은 데뷔한 이래 경계(BORDER)를 넘은 소년이 혼란스러운 다면적(DIMENSION) 세계를 마주한 이후 자신만의 답을 찾아 동 세대에게 선언(MANIFESTO)하고, 피(BLOOD)로 연결된 운명공동체인 너를 자각하는 4개 시리즈를 전개했다. 각 앨범 스토리에 멤버들의 상황과 감정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이들의 서사를 따라가는 음악 팬들의 공감 폭을 확대했다.
새 시리즈 첫 앨범 'ROMANCE : UNTOLD'에서는 정반대의 세계에 속한 '너'와 사랑을 나누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소년에게 '너'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특별한 존재다. 멤버 성훈은 컴백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ROMANCE : UNTOLD' 화자가 전 세계 엔진들의 응원과 사랑에 힘을 얻고 성장해 나가는 엔하이픈과 닮아 있다고 밝혔다.
눈부신 커리어 하이만큼이나 반가운 대목은 새 앨범을 통해 팔색조 엔하이픈의 또 다른 일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엔하이픈은 밝고 리드미컬한 사운드와 귀에 꽂히는 신스 멜로디 라인, 로맨틱한 가사가 돋보이는 엔하이픈 표 세레나데 타이틀곡 'XO (Only If You Say Yes)'(엑스오 (온리 이프 유 세이 예스)를 통해 전례 없는 고당도 매력을 터트렸다.
이는 전작 타이틀곡 'Given-Taken'(기븐-테이큰), 'Drunk-Dazed'(드렁크-데이즈드), 'Tamed-Dashed'(테임드-대시드), 'Blessed-Cursed'(블레스드-커스드), 'Future Perfect (Pass the MIC)'(퓨처 퍼펙트 (패스 더 마이크)), 'Bite Me'(바이트 미)에서 보여준 다크하거나 강렬한 콘셉트와 확연하게 대비된다.
대중에게는 낯선 스타일인 만큼 이를 전면에 내세운 타이틀곡은 재발견의 기회다. 그러나 그간 '10 Months'(텐 먼스), 'Not For Sale'(낫 포 세일), 'Polaroid Love'(폴라로이드 러브) 등 사뭇 다른 결의 수록곡들이 타이틀곡 못지않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전작들과 연결성 없는 시도나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엔하이픈 입장에서는 수록곡으로 분산시켜 놓았던 다채로운 매력들을 타이틀곡에 응축해 자신들의 음악적 외연을 확장한 셈이기 때문이다.
높아진 곡 참여도를 기반으로 멤버 모두가 올라운더 아티스트에 한층 다가섰다는 사실 역시 괄목할 만한 지점. 앞서 제이크는 미니 3집 'MANIFESTO : DAY 1'(매니페스토 : 데이 원) 수록곡 'SHOUT OUT'(샤우트 아웃) 작사를, 제이는 'ORANGE BLOOD'(오렌지 블러드) 타이틀곡 'Sweet Venom'(스위트 베놈) 작사를 맡았다. 이외에도 희승과 니키는 미니 4집 'DARK BLOOD'(다크 블러드) 타이틀곡 'Bite Me'(바이트 미)에서 각각 녹음 디렉팅과 안무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나 작사를 넘어 작곡과 프로듀싱에 나선 건 처음이다.
멤버 희승은 신보 수록곡 'Highway 1009'(하이웨이 1009)을 작사, 작곡, 프로듀싱했다. 데뷔 4년여 만에 처음 선보이는 공식 팬송인 만큼 희승뿐 아니라 멤버 7인 모두가 함께 작사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며 엔진(ENGENE, 엔하이픈 공식 팬덤명)에 대한 진심을 녹였다. 리더 정원은 신보 활동 커플링 곡 'Hundred Broken Hearts'(헌드레드 브로큰 하츠) 탑 라인을 도맡아 음악적 성장을 입증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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