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높은 정확도로 암 유전자 `콕`…암 조기 진단 재발 모니터링 활용

재료연,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초고민감도로 검출
광신호 증폭용 바이오 칩 개발..10만배 향상 민감도

한국재료연구원은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재료연 제공

재료연 연구팀이 개발한 초고민감도 유전자 검출 플라즈모닉 기판 모습. 재료연 제공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초고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폐암 환자의 혈액에서 96%의 높은 정확도로 암을 진단할 수 있어 암 조기 진단과 재발 모니터링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은 이민영·박성규 박사 연구팀이 형광 신호를 향상시키는 나노소재 기술과 정상 유전자의 형광 신호를 억제하고, 암 돌연변이 유전자의 형광 신호만을 증폭시키는 마이크로 어레이 기반의 바이오 칩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의 유전자 분석기술은 정상 유전자 대비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민감도가 낮아 초기 암 환자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분석 결과를 받기까지 높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연구팀은 3차원 고밀도 금 나노구조체가 형성된 플라즈모닉 기판에 상피세포 성장인자수용체(EGFR)의 돌연변이 유전자 3종을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칩을 개발했다. 이 바이오칩은 표적 유전자 부위 내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0.000000001%의 초고민감도로 1시간 이내 분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0.0001%보다 10만배 향상된 세계 최고 수준의 민감도다.

연구팀은 국내 폐암 환자(1∼4기) 43명과 정상인 40명을 대상으로 임상 성능을 진행한 결과, 폐암 환자에 대한 임상적 민감도는 93%, 정상인에 대한 임상적 특이도는 100%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폐암뿐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의 조기 진단기술로 확장하고, 상용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민영 재료연 박사는 "외과적인 조직 생검 대신 혈액을 이용한 액체 생검이 가능해 환자의 부담과 검사 과정의 복잡성을 줄이고, 암 정기 선별 검사에 활용돼 암 관리 및 치료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스몰 사이언스(지난달 26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