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읽씹·난투극·공소취소 폭로…與 ‘자폭 전대’ 결정적 장면들

이상헌 기자 2024. 7.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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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전투구' 전당대회는 처음이다." "국민과 당원들한테 너무 부끄럽다."

국민의힘 7·23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당내 인사들은 이 같은 평가를 비슷하게 내놓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2일 "전당대회 이후가 더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일단 전당대회 후유증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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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당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런 ‘이전투구’ 전당대회는 처음이다.” “국민과 당원들한테 너무 부끄럽다.”

국민의힘 7·23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당내 인사들은 이 같은 평가를 비슷하게 내놓았다. 당권주자들 간 난타전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네거티브 자폭’만 남겼다는 것.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과 한 후보를 겨냥한 사천 및 여론조성팀 의혹 등 네거티브전 가열로 인한 지지자 간 난투극,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 등이 전당대회를 흔든 ‘결정적 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5일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알려지면서 후보간 충돌이 격화됐다.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디올백 수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사를 텔레그램 메시지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5차례 전달했지만, 한 위원장이 이를 읽고도 무시했다는 것. 한 후보 측은 김 여사의 사과 진정성이 의심됐고, 대통령 부인과 사적으로 연락하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원희룡 후보와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한 후보의 문자 무시가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10일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겨냥해 고의 패배 의혹까지 제기했다. 원 후보는 “주변이 다 반대한다고 한들 영부인이 집권 여당 책임자에게 그런 얘기를 했다면 의사소통을 통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한줄기 빛, 최후의 희망이 열린 것 아닌가”라며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총선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 한 것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 후보 측은 한 후보를 겨냥해 총선 비례대표 사천 의혹과 우호적 여론 조성을 위한 댓글팀 운영 의혹, 김경율 회계사·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등과의 관계를 지적하며 정체성론을 계속 제기했다.

15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장에서 원희룡 후보를 지지하는 유튜버가 한동훈 후보 연설 중 의자를 집어 던지려다 제지를 당하고 있다. 이날 연설회장에선 각 후보 지지자들이 어깨를 밀치고 삿대질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안=뉴시스

한 후보를 향한 공세가 이어지면서, 네거티브전이 가열됐고 양측 지지자 간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결국 15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한 후보 지지자와 원 후보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고, 난투극 사태로 얼룩졌다. 그럼에도 한 후보 측과 원 후보 측은 난투극 사태에 대한 ‘네 탓’ 공방을 이어갔다.

한 후보와 나 후보는 17일 방송토론회에서 정면 충돌했다. 한 후보와 나 후보 간 토론 중 한 후보는 나 후보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공소 취소 부탁했다고 폭로했다. 나 후보는 물론 페스트트랙 사건으로 인해 기소된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한 후보 발언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친윤계를 중심으로 일제히 비판이 터져 나왔고, 결국 한 후보는 18일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당내 안팎에서는 이 같은 전당대회 과열 양상으로 새 지도부가 출범한 후에도 화학적 결합과 통합이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파정치의 불씨가 이번 전당대회로 되살아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2일 “전당대회 이후가 더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일단 전당대회 후유증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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