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치매환자…늘지 않는 지문 등록[잃어버린 가족찾기]

이진혁 2024. 7. 2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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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수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관련 실종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실종 건수 중 치매환자의 비율은 30%가 넘어서기도 했다.

길 잃은 아동이나 장애인, 치매환자를 발견했을 때 경찰은 이들의 지문을 스캔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으로 정보를 빠르게 조회하고 효율적으로 이들의 귀가를 도울 수 있다.

"CCTV만으로는 수사 어려워" 치매환자들의 지문 등록률이 낮은 데에는 환자가 실종되기 전까지 환자와 보호자 모두 실종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적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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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치매환자 수가 매년 증가함에 따라 관련 실종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실종 건수 중 치매환자의 비율은 30%가 넘어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치매환자의 지문 등록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치매가 예상되는 고령층 등 실종 가능성이 높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지문 등록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치매환자 매년 1만건 이상 실종신고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1만2479건, 2020년 1만2272건, 2021년 1만2577건, 2022년 1만4527건, 2023년 1만4677건 등 매년 1만건 이상의 치매 환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여전히 추적·수사 중인 사건(미해제)도 2019년 1건, 2020년 2건, 2021년 9건, 2022년 10건, 2023년 23건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실종 치매환자가 사망한 채 발견된 건수도 2019년 97건, 2020년 120건, 2021년 85건, 2022년 99건, 2023년 8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치매 환자 수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105만2977명으로 추정된다. 치매유병률 추정치는 10.5%로 역대 최대치다.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치매 환자의 실종 건수는 전체 실종 건수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실종 건수는 4만8745건으로 치매 환자의 실종 비율은 30.1%에 달하고 있다. 매년 치매 환자 실종 비율은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경찰은 18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 치매환자의 실종에 대비해 이들의 지문·사진·보호자 연락처 등을 등록하는 제도인 ‘지문등 사전등록’ 제도를 2012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길 잃은 아동이나 장애인, 치매환자를 발견했을 때 경찰은 이들의 지문을 스캔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으로 정보를 빠르게 조회하고 효율적으로 이들의 귀가를 도울 수 있다.

경찰은 제도가 시행된 이래 경찰관서, 치매 요양시설, ‘안전 드림’ 애플리케이션(앱) 등 지문을 등록할 수 있는 창구를 다양하게 마련해왔다. 2018년부턴 중앙치매센터와 협약을 맺어 지자체에 있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환자의 지문등록을 협조받고 있다.

그럼에도 치매환자 지문 등록률은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 3월 말까지 지문이 등록된 18세 미만 아동은 479만8479명으로 전체 아동의 약 67.8%가 등록된 데 반해 치매환자의 경우 98만4601명 중 27만9930명만 등록해 약 28.4%에 그쳤다.

"CCTV만으로는 수사 어려워"
치매환자들의 지문 등록률이 낮은 데에는 환자가 실종되기 전까지 환자와 보호자 모두 실종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적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노인 실종 수색·수사 시 실종자가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아 위치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며 "이 경우 폐쇄회로(CC)TV에 의존해야 하는데 지역이 특정되지 않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수사가 어려워 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치매노인 조기 발견을 위해 사전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치매노인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문을 등록하거나, 위치추적 기능이 가능한 배회감지기를 사용하는 등 방법이다.

이건수 백석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사전지문등록제는 실종 아동 찾기 뿐만 아니라 범죄 예방 효과도 뛰어나다"며 "의무적으로 지문을 등록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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