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하차' 바이든, 해리스 지명...'최초' 기대 '경쟁력' 우려?
트럼프 꺾을 시 美 최초 여성 대통령
대의원 과반 확보해야...경쟁력 우려도
성별·나이·인종...검사 출신 vs 유죄평결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선 107일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임으로 지목했다. 해리스가 대권을 거머쥘 경우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두 번째 흑인 대통령이 된다.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받기는 했지만 '공식'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의원 4600명의 과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과 겨룰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은 만만치 않다.
◆바이든, 초유의 '대선 중도 하차'...후보로 지명된 해리스는 누구?
해리스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데 대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자로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뛰겠다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해리스는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이후 '우군' 접촉에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명을 수락한 직후,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과 히스패닉 의원 모임부터 하원과 상원 내 우호적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었던 힐러리 전 클린턴 국무장관도 해리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도널드 해리스로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모친은 샤말라 고팔란으로 인도 출신 암 연구 과학자였다.
해리스는 2009년 8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어머니와 외조부를 꼽았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인도 유산을 매우 자랑스러워했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공유하도록 가르쳐줬다"며 "할아버지는 은퇴한 친구들과 함께 매일 아침 해변을 따라 산책하고 정치, 부패, 정의 등을 놓고 논쟁했는데 책임감과 정직, 성실함을 배우는 측면에서 강한 영향을 내게 줬다"고 회고했다.
해리스는 하워드대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에 이어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이후 법조계와 정치권에 진출하며 '최초' 타이틀을 석권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 지방 검사로 시작해 2004년 흑인 여성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이 됐고,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겸 검찰총장을 역임한 데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17년 흑인 여성 최초로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됐고, 2020년 바이든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뽑혀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후보 재선출 '대의원 표심'은?...해리스, 트럼프와 대결 시 '극명' 대비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임으로 지목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민주당 공식 대선 후보는 아니다. 앞서 민주당은 내달 19일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 온라인 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최종 후보로 선출할 계획이었지만, 그가 전격 사퇴를 결정하면서 후보 선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도 이날 성명을 통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4600여명에 달하는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기존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해리스는 그의 후임자이지만, 대의원의 표심이 곧장 해리스에게 직행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대선까지 10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점과 오하이오주 주법에 따라 내달 7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마쳐야 하는 점 등을 미뤄보면 해리스에게 다소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해리스가 인지도는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만한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 대 43%를 기록했다. 해리스 대 트럼프 전 대통령은 39% 대 44%로, 바이든 대통령보다 격차가 더 컸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해리스(45.4%)는 트럼프 전 대통령(47.4%)과 2%포인트(P) 차를 보였다.
오히려 지난 2일 발표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50%의 지지율로 39%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크게 앞설 것으로 조사됐다. 해리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공감된 분위기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는다면 인물적인 측면에서 극명한 대비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스는 여성,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성으로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었던 구조가 8년 만에 재연될 수 있다. 또한 해리스는 59세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로 20살 가까운 나이 차이가 부각될 수 있다. 흑인·아시아계와 백인이라는 점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와 '성 추문 입막음'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덕적인 논란에서도 대비될 가능성이 높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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