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실명 부를 변이 유전자 규명…키트 하나로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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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의 실명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캐서린 멜러시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유전자(Gene)'에 영국 셰퍼드의 진행성 망막위축증(PRA)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를 이용해 실명을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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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원짜리 검사 가능한 키트 개발
반려견의 실명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아직 치료법은 없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는 키트도 나왔다. 후손에 유전자 변이가 퍼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있다는 의미다.
캐서린 멜러시 영국 케임브리지대 수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유전자(Gene)’에 영국 셰퍼드의 진행성 망막위축증(PRA)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았다고 밝혔다.
진행성 망막 위축증은 눈 뒤에서 빛을 감지하는 세포가 빠르게 퇴화하는 질병이다. 어린 시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으나 4~5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 실명을 유발한다. 주로 번식기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자손에게도 유전돼 예방과 통제가 어렵다.
이 질병은 100종(種)이 넘는 반려견에서 나타나 유전병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어떤 유전자가 진행성 망막 위축증을 유발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반려견은 품종 유지를 위해 근친 교배가 자주 일어나 이 질병의 발병률은 높은 편에 속하지만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연구진은 진행성 망막위축증을 앓는 셰퍼드를 키우는 견주에게서 의뢰를 받아 원인 파악에 나섰다. 숄라라는 이름의 이 셰퍼드는 구조견으로 활동하다가 4세에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 진행성 망막위축증 진단을 받고 은퇴했다. 연구진은 같은 질병을 앓는 셰퍼드 6마리와 건강한 셰퍼드 20마리를 모아 유전자 차이를 확인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10번 염색체에 있는 FAM161A 유전자가 셰퍼드의 진행성 망막 위축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서 제 기능을 작동하지 않아 시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동물은 부모로부터 같은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는다. 연구진은 부모가 준 유전자 양쪽 모두 변이가 있는 경우에만 실명이 유발되며, 변이가 전혀 없거나 한쪽 유전자만 변이가 있으면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를 이용해 실명을 유발하는 변이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도 개발했다. 진행성 망막위축증을 치료할 수는 없으나 변이 유전자를 가진 경우에는 번식을 막아 유전병이 후손에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비용은 48파운드(약 9만원) 수준으로 입에서 상피세포를 채취해 검사를 의뢰하는 방식이다. 멜러시 교수는 “반려견은 몸에 이상을 느끼더라도 사람과 달리 말을 할 수 없다”며 “사료 한 봉지 가격으로 유전병 검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반려견에서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는 모두 33개가 발견됐다. 이 중 23개는 안과 질환과 관련 있다. 안과 질환은 개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의 안과 질환 연구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에게 나타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전 세계적으로 400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흔하면서도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 질환은 반려견의 진행성 막망 위축증과 비슷하다. 멜러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나 미래에는 사람의 안과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 표적을 찾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Gene(2024), DOI: https://doi.org/10.3390/genes1507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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