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에…'새내기' 시중은행 iM뱅크 몸집 확대 제동?

강지수 2024. 7. 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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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출 확대 속도 낸 iM뱅크
당국 가계대출 규제에 자본비율 우려까지
몸집 키워야하는 숙제있는데 속도 조절할까

iM뱅크(옛 대구은행)가 시중은행 전환 이후 대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자본비율이 넉넉하지 않은 데다, 당국의 가계대출 확대 억제 정책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엔 대출 성장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는 자본비율 관리가 다소 쉽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해 비은행 자회사들의 여력을 줄이고 은행에 성장 여력을 집중하는 등 시중은행 전환 초기 단계인 iM뱅크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2분기 '고속성장'…하반기에는?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가 지난 상반기 타 시중은행 대비 빠른 속도로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선제적으로 대출을 늘리면서 2분기 은행 원화대출금은 전분기대비 2.3%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1분기 원화대출금이 전분기 대비 2.8% 늘어나면서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성장률을 나타낸 데 이어 2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주요 시중은행들은 평균적으로 1~2%대의 대출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대출 확대를 위해 힘을 실은 영향이다. iM뱅크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받았다. 시중은행의 면모를 갖추고 전환 효과를 보기 위해선 몸집 확대가 절실하다.

iM뱅크와 시중은행 간의 대출자산 규모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국민은행 341조4337억원, 신한은행 290조3363억원, 하나은행 295조8813억원, 우리은행 285조8726억원 등인 반면 iM뱅크는 54조0283억원으로 차이가 났다.

가계부채 경고장 날린 당국, '출범 초기' 아이엠뱅크는?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은행권 주담대 등의 속도조절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iM뱅크의 성장 확대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대구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이 1%대 이하 성장률을 나타낸 것과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iM뱅크의 가계대출은 지난 2분기에도 비교적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iM뱅크가 최근 가계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다"라며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이 있는 건지, 지역 경기에 따라 기업 여신 대신 가계 대출을 늘린다는 영업 전략의 일환인지는 정확히 알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앞서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 증가율을 명목 GDP 성장률 수준인 연간 2~3% 수준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아이엠뱅크는 지난 상반기에 상당부분 성장했기 때문에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iM뱅크 또한 타 시중은행과 동일하게 연초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iM뱅크와 다른 시중은행들을 다른 기준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라며 "연초에 은행 자체적으로 세운 경영 목표대로 시행해 주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iM뱅크가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크게 넘어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거점 지역인 대구 등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영업구역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점에서다.

CET1 부담에도 성장 여력은 확보

타 지주 대비 낮은 자본비율 또한 하반기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DGB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말 CET1(보통주자본)비율은 11.12%로 타 금융지주 대비 가장 낮았다. 2분기에도 증권 자회사 등의 PF 충당금 부담으로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대출 확대 여력이 많지 않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자본비율 관리 노력을 감안할 때 상반기 대비 성장 속도가 다소 조절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DGB금융에서는 시중은행 전환 초기라는 점 등을 고려해 증권이나 캐피탈 등의 계열사 대신 시중은행에 위험가중자산(RWA, 대출이 늘어나면 위험가중자산도 증가) 확대 여력을 상당부분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계대출 규제 등 여러 상황을 살피는 데 앞서 일단 자산성장을 위한 여력을 만들어 놓은 셈이다.

아이엠뱅크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연초에 자산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맞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 중에 있다"라며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감독원에서 강조하는 관리 계획에 어긋나지 않도록 대출 취급과 관련해 자산 성장 목표를 넘어서는 양적 확대는 계획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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