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엔켈라두스의 지하 바다 생명체, 표면서 알 수 있다

이종현 기자 2024. 7. 2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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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성 위성인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지구 밖 생명체를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는 이날 국제 학술지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엔켈라두스나 유로파에서 (생명체를 확인하기 위한) 지하 시료 채취를 하지 않고도 생명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수㎜ 정도의 표면에서 어느 위치든 생명체의 흔적인 아미노산 분자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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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두께 얼음 아래 바다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
얼음 굴착할 필요 없이 표면만 확인하면 돼
바다에 아미노산 있다면 얼음 표면에서도 나올 것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와 남극의 물기둥 분출 모습의 합성 사진. 탐사선 카시니호는 2005년 엔켈라두스의 남극에서 물기둥이 분출되는 모습을 처음 포착했다./NASA

목성 위성인 유로파와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는 태양계에서 지구 밖 생명체를 발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액체 상태의 물이 있어야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큰데, 두 위성 모두 거대한 바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연구진이 얼음 표면의 아미노산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두 위성에서 생명체가 있는지 쉽게 확인할 방법을 찾았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유로파와 엔켈라두스의 바닷물에 생명체를 찾으려면 모두 수십㎞에 달하는 얼음층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두 위성까지 가는 것도 난관이지만, 위성의 표면에서 거대한 굴착 작업을 하는 건 아직 인류가 도전한 적 없는 과제다.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파블로프 박사는 이날 국제 학술지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엔켈라두스나 유로파에서 (생명체를 확인하기 위한) 지하 시료 채취를 하지 않고도 생명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수㎜ 정도의 표면에서 어느 위치든 생명체의 흔적인 아미노산 분자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두위성의 얼음층 아래 바다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심해저(深海底)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 연구진은 엔켈라두스 지하 바다에 생명체의 핵심 구성 요소인 인산염이 있다고 발표했다.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진은 얼음층을 시추해 직접 바다에 닿지 않고도 얼음 표면의 아미노산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찾았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은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신호다. 유로파나 엔켈라두스의 바다에서 아미노산이 발견된다면 잠재적으로 생명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증거를 찾은 것과 다름없다.

지금까지는 아미노산이 유로파나 엔켈라두스 표면의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두 행성은 표면 온도가 섭씨 영하 171도(유로파), 영하 198도(엔켈라두스)에 달한다. 또 강력한 우주 방사선이 쉴 새 없이 표면을 강타하고 있다.

나사 연구진은 유로파와 엔켈라두스의 표면과 비슷한 환경에서 아미노산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얼음과 아미노산을 섞은 뒤 엔켈라두스 표면 온도인 영하 196도로 얼렸고, 우주 방사선인 감마선을 쪼였다. 또 우주 먼지와 비슷한 실리카(이산화규소)의 양에 따른 아미노산 분해 속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실험 결과 얼음 속의 아미노산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천천히 분해됐다. 상당 기간 제 모습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유로파에서는 얼음 표면 20㎝ 정도, 엔켈라두스에서는 수㎜ 정도만 얼음을 파도 아미노산을 찾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두 위성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해 수십㎞의 얼음을 굴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실리카가 많은 곳에서는 아미노산이 빠르게 분해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향후 유로파와 엔켈라두스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한 임무를 진행한다면 실리카가 많은 지역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은 먼저 유로파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예정이다. 나사는 오는 10월 목성 탐사선인 유로파 클리퍼를 발사한다. 유로파 클리퍼는 유로파에 직접 착륙하지는 않지만, 궤도를 돌면서 각종 과학 탐사 임무를 수행한다. 앞서 유럽우주국(ESA)은 이미 목성 탐사위성인 주스(JUICE)를 발사한 바 있다.

참고 자료

Astrobiology(2024), DOI : https://doi.org/10.1089/ast.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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