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뒤덮은 김건희 의혹···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집중 질의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22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으로 뒤덮였다. 중견건설사인 삼부토건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초부터 김건희 여사 일가와의 친분으로 여러 의혹의 중심에 선 기업이다. 야당 의원들은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꼽히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해 1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삼부토건은 주가가 1000원, 거래량은 하루 100만 주였다”며 “지난해 5월22일 (폴란드에서 열린) 글로벌 재건 포럼 참가 이후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며칠 전인) 5월19일 거래량이 평소보다 40배 늘어났다”고 말했다. 포럼 참가를 기점으로 주식을 집중 매집·매도한 사람이 있다는 취지다. 야당은 이 과정에서 김 여사 측이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삼부토건 사례를 보면 정부의 외교정책을 미리 알고 활용한 게 아닌지 충분히 의심”된다고 했다.
그 근거로 야당 의원들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 ‘멋쟁해병’에서 ‘삼부’가 언급됐다는 캡처 이미지를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민 의원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있는 이 단체방에서 지난해 5월14일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가 나왔고, 이틀 뒤인 16일 김 여사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9일 삼부토건의 거래량이 평소에 비해 40배 뛰었다. 하지만 단체방 메시지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삼부’가 골프장 야간운영 시간인 ‘3부’를 의미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관련 의혹 제기에 “모른다”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그는 직전까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CDF)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다. 김 후보자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삼부토건이 열심히 참여했던 것은 알고 있나’는 질문에는 “몰랐다”, ‘주가조작의 패턴과 정확하게 일치하는데 (금융감독원에) 조사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궁에는 “개별 사안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투세가 부자 감세 맞나 질의에…“아니다”
여당 의원들은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한 후보자의 폐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차관 시절부터 금투세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있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금투세 도입시) 주식을 매도하면 금액상으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대상의 투자자도 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부자감세가 아니라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말했다. 정책금융이 지나치게 늘면서 가계부채 등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재부 1차관 때부터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정책금융들이) 다 이유가 있는 정책들로 인한 것들이라 줄이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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