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가량 남았는데…" 다급한 민주, 해리스 후보지명? 경선?

김희정 기자 2024. 7. 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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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퇴] 민주당 24일 관련 회의 계획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미국 대선은 예측불허의 영역으로 넘어갔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현직 대통령이 후보에서 중도 사퇴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다. 민주당은 공식 후보 발표를 20일도 남겨두지 않고 새 후보를 정해야 하는 다급한 숙제를 안게 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20년 11월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AFPBBNews=뉴스1
현재로선 바이든이 지목한 해리스가 유력하나 최종 결정은 대의원들의 손에 달려있다. 당내 표심이 카멀라 해리스로 단기에 모이지 않고 분열할 경우 민주당은 바이든의 용단이 무색하게 패색이 더 짙어질 수 있다.
민주당 후보 결정 룰 미정, 경선이냐 승인이냐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새 후보로 지목했다. 11월 5일 대선을 불과 107일 앞둔 초유의 결정이다. 전례 없는 상황에 어느 때보다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일사불란한 대응이 필요해졌다. 대선 후보 공식 발표일인 시카고 전당대회(8월 19일)까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바이든이 이미 경선을 통해 약속된 대의원의 99%를 확보한 만큼 민주당은 오하이오 주 법을 감안해 8월 7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감하기 위해 같은 달 1~5일 사이 온라인 대의원 투표를 하려던 찰라였다. 그러나 바이든 사퇴로 온라인 투표가 열릴지, 아니면 전당대회에서 현장 투표로 후보를 확정할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일부 지역에서 9월 대선 조기투표를 실시하는 만큼 어떤 형식으로든 8월 중에는 새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선 지명 과정을 감독하는 민주당 전당대회 규칙위원회는 오는 24일 오후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투표 절차와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 회의를 열 예정이다. 바이든이 해리스에 전적인 지지를 표한 만큼 바이든에 표를 던진 대의원들이 해리스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구속력은 없다. 다만 민주당은 남은 시간이 짧고 혼란한 모습을 보여줘선 안되는 상황이라 해리스를 단독 후보로 내세워 '승인' 투표 방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노예 해방 기념일을 맞아 열린 준틴스 콘서트에 참석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AFPBBNews=뉴스1
민주당 내에서는 경쟁을 통해 유권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경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3937명의 대의원 중 300명의 서명만 있으면 다른 사람이 후보로 나설 수 있다. 선정 과정은 경합(또는 중개) 형식으로 해리스에 도전하려는 후보는 공식 지명 투표 전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1차 투표에서는 약속된 대의원만 투표하는데 지명을 받으려면 단순 과반수가 필요하다.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차 투표 후 739명의 '슈퍼 대의원'까지 포함해 다시 투표한다. 여기에는 의회 의원, 당 지도자 및 당의 다른 주요 인사가 포함된다.
다급한 민주당 대세는 해리스, 트럼프 맞설 화력 보여야
해리스에 도전할 후보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등이 언급된다. 그러나 CBS뉴스에 따르면 이날 뉴섬과 휘트머는 도전하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그들 중 누구도 해리스만큼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웨스트버지니아 출신의 중도파 상원의원 조 맨친(77세)이 해리스와 경쟁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자칫 분열의 원흉으로 지목될 위험이 있어 실제 후보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9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압력 고조 속 워싱턴의 스미즈 드림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무엇보다 해리스의 강점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였기 때문에 바이든-해리스 캠프 앞으로 모금된 선거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미국 대선 캠페인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사업'이다. 재정적 고려 사항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바이든 사퇴 전까지 민주당은 2억400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했는데, 공화당은 이보다 많은 2억8500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6월말 대선후보 TV토론 이후 트럼프에 기부금이 몰린 탓이다. 민주당이 해리스 외에 다른 후보를 지명하면 홍보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민주당의 주요 유권자인 유색·여성 표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린든 존슨 대통령이 예상치 못하게 재임을 포기하면서 공화당에 정권을 내준 뼈아픈 과거가 있다. 존슨은 1968년 베트남 반전 시위로 민심이 악화되자 휴버트 험프리 대통령을 후보로 지명했으나 결국 리처드 닉슨에게 패했다. 당시 존슨의 불출마 선언은 3월말이었다. 지금 민주당은 그 때보다도 촉박하다. 후보 난립으로 분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막아야 한다.

결국 해리스 스스로 2인자 이미지를 재빨리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젊고 활력은 있으나 아직 트럼프에 맞설 화력을 보여주진 못했다는게 지배적인 평이다. 최대한 단기간에 든든한 러닝메이트를 모색하고 드림팀을 꾸려 당내 리더십을 굳히는 것도 숙제다. 통상 러닝메이트 선정에는 수개월이 걸리지만 해리스는 몇 주 안에 이를 끝내야 한다. 해리스의 'JD 밴스'(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누가될지도 관건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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