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역사 ‘대전 예지중·고’ 문 닫는다…예지재단 파산 선고

570명 재학 중
교육청, 재학생 졸업 2026년 2월까지 학교 운영 방안 고민

예지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대전예지중·고등학교 전경. /뉴스1

(대전=뉴스1) 허진실 기자 = 법원이 대전지역 평생학습시설인 예지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예지재단에 파산을 선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파산부는 지난 19일 채무자인 예지재단에 대해 파산을 선고하고 최근 통지서를 전달했다.

재단법인 채권자인 교사들은 지난 2019년 재단의 학교 부실운영 문제를 제기했다가 파면됐다고 주장해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고 이후 미지급 임금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파면교사 측은 해직기간 급여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로 16억원 상당의 채권 회수를 위해 법원에 파산 신청을 제기했다.

양측은 한 때 조정 절차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파면 처분 취소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파산교사 A 씨는 “현재 파면으로 예지중고 재직 기간이 인정되지 않아 사학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파면이 취소되면 소를 취하할 생각도 있었지만 절차상 미지급 임금이 먼저 처리돼야 하는 탓에 합의가 불발됐다”고 말했다.

예지재단 관계자는 “처분을 취소하려면 임금을 일시불로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지급할 여력이 없었다”며 “교육청에 가불, 3자협의체 등도 요청해봤지만 교육부에 유권해석을 기다리다 결국 취소 기한도 지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파산관재인에 따르면 예지재단의 재산은 12억원대다.

예지중고는 현재 57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교육청과 법원 측은 현재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2026년 2월까지 학교 운영을 지속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편 1993년 대전주부학교로 시작한 예지중고는 1997년 정식 설립인가를 받은 뒤 26년간 중학생 2516명, 고등학생 337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