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에 대선 안갯속…50조 투자 약속한 K배터리 '뒤숭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미국 대선 국면이 요동치고 있다. IRA(인플레이션방지법)와 같은 전기차 장려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덩달아 증폭되는 가운데, K-배터리는 관망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 간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계획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이 최근 일시 중단됐다. 당초 올 하반기로 준공 및 가동을 예정했었는데, 이 일정이 미뤄질 전망이다.
GM의 전기차 생산 계획 후퇴 때문이다. GM은 최근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기존보다 5만대 적은 20만~25만대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내년 말 100만대 전기차 생산'이라는 기존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GM의 속도조절에는 올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와 같은 전기차 지원 정책을 폐기하고, 내연기관에 다시 힘을 주겠다고 공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레이스에서 이탈하면서, 미 대선 국면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돌입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피해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북미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K-배터리까지 영향을 주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직접적인 투자 계획의 발표 역시 쉽지 않다. 업계는 삼성SDI의 북미 단독 공장 발표 역시 연내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본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연초에 "북미 지역 단독 배터리 생산 공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GM·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외에 추가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었지만, 미 대선 판세가 안갯속으로 들어간 시점에서 새로운 투자 계획을 제시할 확률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배터리 소재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차전지용 분리막을 만드는 SKIET의 김철중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미에 좋은 기회가 있기에, 이를 잡을 노력은 해야 하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의사 결정을 한다면 미국 대선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K-배터리 기업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대결로 재편될 게 유력한 미 대선 판세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지, 그렇게 된다면 IRA가 지속될 지 여부다.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IRA는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북미에서 배터리를 만든 기업에는 '셀 35달러/kWh, 모듈 10달러/kWh'에 달하는 AMPC(생산세액공제)도 제공한다.
K-배터리는 IRA 보조금을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AMPC에 따른 '조 단위'의 수익 등을 기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대로 IRA가 폐지된다면, 북미에 대규모 투자를 해온 이유 중 하나가 꺾이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은 연 633GWh에 달하는 규모의 배터리 공장 확충 계획을 밝혀왔다. 투자금액만 50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고 해도 IRA 폐지와 같은 극단적 상황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시간·오하이오·조지아·애리조나 등 스윙스테이트에 전기차·배터리 산업이 집결돼 막대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어서, 공화당도 '표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민주당표 정책'인 IRA의 힘빼기에 공화당이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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