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셀라두스·유로파서 유기 분자 살아남을 수도" [우주로 간다]
(지디넷코리아=이정현 미디어연구소)엔셀라두스와 유로파 같은 얼음 위성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얼어붙은 지표면 아래 검출 가능한 미량의 유기 분자가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와 목성 위성 유로파에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광대한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생명체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과 핵산과 같은 복잡한 유기분자가 생명체 존재를 증명할 ‘생명지표’(biosignatures)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모두 지표면의 유기분자를 파괴할 수 있는 강한 방사선을 그대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진들의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생명지표가 위성의 얼음 껍질에 보존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만약, 그렇다면 유기분자들은 지표면에 가까이 존재해 미래의 로봇 착륙선이 파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물기둥을 연신 내뿜고 있는 엔셀라두스의 경우 로봇의 착륙 없이도 생명 지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연구 책임자 알렉산더 파블로프는 "실험에 따르면, 유로파의 아미노산에 대한 '안전한' 샘플링 깊이는 운석 충돌로 표면이 크게 교란되지 않은 지역에서 약 20cm다"며, "엔셀라두스에서 아미노산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지하 샘플링이 필요하지 않다. 이 분자는 표면에서 약 몇 mm 미만 이내인 엔셀라두스 표면의 어느 위치에서든 방사선에 의한 분해를 견뎌낼 것"이라고 밝혔다.
■ 얼음 위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유로파와 엔셀라두스는 태양계 내의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 곳으로 거론되지만, 이 생명체가 이 위성의 지표면에 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 이유는 이 위성들에는 사실상 대기가 없고 추우며 태양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와 복사선, 태양계 너머의 초신성 폭발에서 나오는 우주광선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모두 두꺼운 표면 아래에 얼음 껍질과 액체 물 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 바다는 방사선 공격으로부터 유기 분자를 보호하고 모행성과 형제 위성이 가하는 중력적 인력에 의해 생성되는 지열로 따뜻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즉, 지하 바다에 적절한 화학 성분과 에너지원이만 있다면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뜻이다.
NASA 연구진들은 단백질 생성의 핵심 구성 요소인 생명체 신호인 아미노산을 방사선으로 분해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연구팀은 아미노산 샘플을 채취해 공기가 없는 유리병에 밀봉한 다음 섭씨 영하 196도까지 냉각시켰다. 이후 ‘감마선’이라는 고에너지 빛을 다양한 강도로 쏘이며 분자의 생존 능력을 테스트했다.
또,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의 얼음 속에 있던 죽은 박테리아에서 아미노산이 얼마나 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시험하고, 이것이 운석 물질과 섞이면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봤다.
이를 통해 이 두 위성에서 아미노산이 방사선 분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위치를 계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아미노산이 운석 먼지와 유사한 실리카와 섞이면 더 빨리 분해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하지만, 죽은 미생물의 아미노산은 평균보다 더 느린 속도로 분해됐다.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와 유사한 표면 조건에서 생물학적 샘플의 아미노산 파괴 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유로파와 엔셀라두스 착륙선 임무에 의한 미래 생명체 탐지 측정의 근거를 강화한다"며, "우리의 결과는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의 실리카가 풍부한 지역에서 잠재적인 유기 생체 분자의 분해 속도가 순수한 얼음보다 높다는 것을 나타내며, 따라서 유로파와 엔셀라두스에 대한 미래의 임무는 두 얼음 위성에서 실리카가 풍부한 위치를 샘플링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18일 국제 학술지 ‘우주생물학’(Astrobiology에 게재됐다.
이정현 미디어연구소(jh7253@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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