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반기 5천가구 ‘청약 대전’…강남권만 3천가구 쏟아진다

최종훈 기자 2024. 7. 2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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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연 서울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 본보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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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의 열쇳말은 ‘고분양가’, ‘청약 쏠림’이다. 1∼6월 입주자 모집공고 기준으로 서울에서 공급된 신규 분양 단지는 11곳, 일반분양 가구 수는 총 1676호에 그쳤다. 한 단지 당 평균 152가구가 공급된 셈이다.

분양 물량이 적었던 것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불거졌던 공사비 갈등, 집값 하락(1분기)에 따른 정비조합의 분양시기 연기,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개편에 따른 청약 일정 중단(3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하반기는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 공급을 계획했다가 하반기로 미룬 곳이 많은 데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최근 서울시와 각 구청의 중재로 다소 완화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업계에선 하반기 서울에서 많게는 5천 가구 이상의 물량이 일반분양으로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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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청약 가점, 분양가 신기록 등 쏟아져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은 적었지만 청약시장에선 각종 진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현황을 보면, 상반기 서울에서 선보인 신규 단지 가운데 청약자 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지난달(모집공고일 기준) 공급된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다. 463가구가 일반분양된 이 아파트에는 특별공급 213가구 모집에 1만2535명, 일반공급 250가구 모집에 4만988명이 청약했다. 일반공급(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63.95대 1이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 분양가가 최고 13억4천만원, 84㎡ 분양가가 최고 17억4천만원이다. 대기 수요자들의 기대보다는 다소 높았지만 때마침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매맷값이 강한 오름세를 타는 시점에 분양이 이뤄져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주택형별 청약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에서 나왔다. 지난 5월 서초구 반포동의 재건축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조합원 취소분인 전용면적 84㎡ 1가구가 일반공급됐는데 여기에 3만5076명이 청약했다. 이 아파트(1층) 분양가는 19억5천만원이었으나 4월 거래신고된 13층 아파트 실거래가가 42억5천만원이었고 전세가는 17억∼18억원 정도로 예상되면서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청약 가점제가 적용된 이 아파트의 당첨자 청약 가점은 만점인 84점이었다.

특수한 사례인 ‘래미안 원베일리’를 제외하고 상반기 분양된 단지 중 당첨자의 청약 가점 최저선(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던 곳은 지난달 분양된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로, 전용 84㎡의 최저 가점은 69∼73점이었다. 다음으로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로, 전용 59∼84㎡의 최저 가점이 64∼74점 수준이었다.

지난 5월 공급된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서울에선 흔치 않은 미분양 물량이 나와 임의공급으로 넘어간 사례다. 이달 초 1차 임의공급으로 121가구가 나왔고 여기서 주인을 찾지 못한 59∼84㎡ 94가구가 오는 23일 임의공급 2차 청약을 앞두고 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도 나왔다. 1월 광진구 광장동에 나온 ‘포제스한강’은 전용 84㎡가 34억∼44억원, 전용 244㎡ 분양가가 160억원이었다. 전용 84㎡의 3.3㎡당 가격이 무려 1억1800만원선이었으나 일반공급 106가구에 1062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10.02대 1)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신혼부부 특공 8가구에 31명, 생애최초 특공 4가구에는 57명이 각각 청약해, 이른바 ‘금수저’(자산가인 부모가 있는 무주택 부부) 청약의 끝판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반기 강남권 분양 ‘청약 과열’ 예상

하반기 들어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의 청약 열기는 좀 더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7월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한국부동산원 조사)이 16주 연속 상승했고 매맷값 상승 폭도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서울 첫 분양으로 이달 15∼17일 청약을 진행한 성북구 장위동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 365가구에 1순위자 1만283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35.15대 1을 기록했다.

강남권의 ‘로또급’ 아파트로 소문난 ‘래미안 원펜타스’는 19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이달 말 청약을 앞두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15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총 641가구 중 292가구가 일반분양되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분양가는 전용 59㎡가 최고 17억원, 84㎡는 최고 23억3천만원에 책정됐다. 이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 시세에 견주면 적어도 10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되고 있어 엄청난 청약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급되는 두 단지를 비롯해 하반기 서울에서는 10여곳 이상의 단지가 분양될 예정이며, 일반분양 물량은 상반기보다 크게 늘어나 약 5천 가구를 웃돌 전망이다. 특히 서초구 ‘디에이치방배’, 송파구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강남구 ‘청담 르엘’ 등 강남권에서 1천 가구가 넘는 재개발·재건축 대단지들이 줄줄이 나올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일부 단지의 경우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 합의를 매듭짓지 못하면 분양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연내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선 전셋값 상승, 최근 이슈인 공급 부족 등 우려로 주요 단지에 어느 때보다 많은 청약자가 몰릴 전망”이라며 “꼼꼼한 자금조달 계획 없이 소문에 휩쓸려 뛰어드는 ‘묻지 마 청약’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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