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산단 산책④] “더이상 사고는 없다”...여수산단, ‘스마트 그린산단 사업’으로 산재 예방
관제시스템으로 산단 내 위험요인 관찰
안전예측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운영
‘생산의 62.5%, 수출의 63.2%, 고용의 53.7%’
한국 산업단지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한 데는 산업단지 역할을 떼놓고서는 말할 수 없다.
한국 산단은 지난 1964년 ‘수출산업 공업단지 개발 조성법’이 제정되면서 출범했다. 이후 서울 산단, 남동 산단, 시화 산단, 반월 산단, 부평 산단, 구미 산단, 여수 산단 등 전국 곳곳에 산단이 조성됐고, 현재 전국 1274개 단지에 12만개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는 ‘K제조업의 메카’로 성장했다.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산단 가운데 한국처럼 성공한 모델을 찾기 힘들다”는 산업계의 극찬이 과언이 아니다.
매일경제는 전국을 누비며 올해 60주년을 맞은 한국 산단의 구석구석을 소개해 본다.
노영태 여수국가산업단지 센터장은 22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난 2021년께부터 매년 폭발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해 왔다”며 “전남 여수스마트그린산단 사업을 통해 사고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센터장의 말처럼 여수국가산단은 폭발 사고와 가스 누출 사고 같은 산업재해로 인해 노동자들이 사망하고 있는 위험한 산업 현장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여수산단에 위치한 기업은 70~80%가 대기업이고, 나머지 기업은 대기업 설비를 보수하는 중소업체다. 여수산단은 중소 유지보수 업체가 외부 폭발이 발생해도 폭발하지 않고 안전한 방폭설비를 만들 수 있는 업체로 체질을 개선해 매출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까지도 노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수산단 내 위치한 신정개발은 유증기가 배출되는 탱크 내부를 청소하는 무인 자동로봇을 개발하는 업체다. 허정규 신정개발 연구소장은 “예전에는 탱크 내부를 근로자가 직접 들어가서 청소하다보니 가스로 인한 질식사나 추락사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자동로봇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수산단 내 위치한 디지털 환경안전 통합관제센터도 산재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기자가 내부 관제실을 방문해 보니, 직원 2명이 여러 설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화재 위험 관리도 하고 있었다.
센터 정면에느 산단 내에 수없이 얽혀있는 각 기업들의 파이프를 모니터링하고, 화재 같은 여러 안전사고를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관제 화면이 있었다. 직원들은 곳곳에 설치된 CCTV 화면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구축 사업도 산재 예방에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남대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산재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플락스(FLACS)’와 ‘파스트(PHAST)’가 있다. 주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장 안전을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지원한다.
플락스는 폭발이나 화재 위험 범위를 산정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다. 사업장 내 위험요소를 사업장 모식도를 통해 어느 부분이 위험하고, 위험 발생 부분에서 화재나 폭발이 일어났을 때 어느 정도까지 확산되는지, 안전한 곳이 어딘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기초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하는 한국다우케미칼이 플락스 도움을 받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건축자재를 사용했을 때 화재가 발생하면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 농도나 대피시간 산정 등을 플락스를 통해서 확인했다.
파스트는 가스 누출이나 폭발의 영향 범위를 측정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석유화학·전자 분야에 산업용 가스와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는 에어리퀴드코리아는 파스트로 공장 내 폭발위험장소 등을 분석해 산업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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