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구도 요동…트럼프-해리스 대결 시 누가 웃을까[바이든 사퇴]

김유진 기자 2024. 7. 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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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3년 5월1일 백악관에서 전국 소기업 주간 연설을 하는 모습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지는 듯했던 미국 대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새 대선 후보로 최초의 흑인·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해진 가운데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예측불허 상태에 빠졌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대선 후보 사퇴 발표로 올해 양당 대선 경선 초반부터 이미 굳어졌던 바이든-트럼프 재대결 구도도 깨졌다. 고령과 사법리스크 등으로 인한 역대 가장 ‘비호감’ 대선이라는 지적 속에 초박빙 승부가 예상됐던 대선에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라는 대형 변수가 돌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절차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으로선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다음 달 7일 또는 다음 달 시카고 전당대회(8월 19~22일) 이전까지 후임 대선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민주당 의원과 명망가들이 지지 선언에 가세한 해리스 부통령이 현재로서는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이번 대선은 나이, 성별, 인종, 경력, 정치지향 등 모든 면에서 ‘극과 극’ 후보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검사 출신의 해리스 부통령은 올해 59세인 흑인이자 아시아계 여성으로 특히 이번 대선에서 임신중지권 보호를 내세웠다. 올해 78세의 백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2020년 대선 결과 전복 시도 등으로 기소됐으며, 재임 시절 임명한 보수 연방대법관들이 임신중지권 폐기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해리스’ 대결이 성사될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 중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해리스 부통령 카드가 임신중지권 이슈를 중시하는 여성 표심을 확보하고, 흑인을 포함한 소수인종 등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집중포화를 받았던 ‘고령리스크’가 해리스 부통령보다 19살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조력자”였고 지지도 역시 낮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쟁점으로 부상한 국경·이민 이슈를 전담해 왔지만, 무단 월경자 급증이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맹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내 경선을 거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여론으로 인해 후보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도 공화당은 ‘민주적 절차에 대한 정당성 훼손’이라는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박빙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디시전데스크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평균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4%의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5.4%)을 2%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바이든 대통령(43.5%)과의 가상대결에서 보였던 우위(2.5%포인트)와 거의 비슷한 수치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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