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조정석 "보고 싶은 선균이형…따뜻하고 뜨거웠어"

손정빈 기자 2024. 7. 2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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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영화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
이선균 유작 두 편 중 하나 8월14일 공개
"정말 좋은 배우 잃었다는 거 알게 될 것"
"선균이 생각하면 좋은 추억 밖에는 없어"
"연기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정말 보고파"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제가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우리가 얼마나 좋은 배우를 잃었는지 확인하게 될 겁니다."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영화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 행사가 마무리 되자 진행을 맡은 방송인 박경림이 참석자들에게 끝인사를 부탁했다. 조정석·유재명·전배수·송영규·최원영이 차례로 말을 한 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 차례가 왔다. 추 감독은 다른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딱 저렇게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선 얕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유작 두 편 중 하나다.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가 지난 12일 공개되면서 이 작품이 이선균의 마지막 영화가 됐다. 제작보고회에선 영화 전반에 관한 얘기가 오가면서도 이선균과 얽힌 추억이 수차례 언급됐다. 그리고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한 말은 "보고싶다"였다.


◇"늘 배우려고 했던 배우였어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각 캐릭터를 하나 하나 짚어보던 이날 제작보고회는 극중 '박태주'를 연기한 이선균이 대형 스크린에 등장하자 순간 숙연해졌다. 참석한 배우들은 무대 모니터로 이선균의 모습을 응시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거나 돌렸다.

"제가 이선균 배우에게 왜 이 작품을 선택했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조정석 떄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본인은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참 좋은 배우인 것 같다고, 그래서 이 배우랑 같이 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렇게 좋은 배우가 아직도 호기심과 열망을 갖고 있구나, 배우는 자세로 연기하는구나, 그 태도가 저를 놀라게 했어요."


추창민 감독이 이선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자 조정석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조정석은 "형이 그 말을 농담으로 한 줄 알았다"며 "정말 감사하다. 저 역시 형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에선 지금까지 이선균이라는 배우게서 볼 수 없던 묵직함과 진중함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너무 정이 많은 사람이었요. 제가 치는 장난을 다 받아주는 형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촬영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집념이 대단했어요. 연기하는 순간엔 정말 뜨거웠고, 연기가 종료되면 따뜻했어요."


◇"정말 따뜻한 배우였어요"

유재명·전배수·송영규·최원영은 모두 이선균을 좋은 형, 좋은 동생, 좋은 친구, 좋은 배우라고 했다. 유재명은 "선균이만 생각하면 좋은 추억만 떠오른다. 멋진 친구이자 동료다. 지금도 보고싶다"고 했다. "선균이는 저를 많이 놀렸습니다. '형은 너무 촌스럽다'고요. 저보다 한 살 동생인데 형 같기도 했어요. 절 많이 구박했죠.(웃음) 선균이가 절 놀리면 정석이도 같이 절 놀렸어요."


전배수는 이선균을 한결 같은 배우로 떠올렸다. "'킹메이커'에 이어 '행복의 나라'에서도 함께했어요. 처음엔 무심해 보여도 촬영장에서 소외된 것 같은 친구들을 드러내지 않고 일일이 챙길 정도로 따뜻했습니다. 그런 모습이 늘 감동이었죠." 송영규 역시 이선균을 따뜻한 배우라고 했다. "선균이가 항상 '형이랑 작품 또 하고 싶다'고 했던 게 생각 나네요. 연기 잘하고, 생일까지 챙겨주는 따뜻한 친구였어요."


◇"연기를 정말 사랑했어요"

최원영은 이선균에게서 연기를 향한 열정을 봤다고 했다. "참 따뜻했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해줬어요. 촬영에 들어가던 형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긴 시간 분장을 받고 현장으로 걸어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은 연기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함께해서 영광이었습니다. 좋은 기억만 있어요. 참 보고싶습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26 사태와 12·12 군사 쿠데타 사이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대통령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박태주'와 그를 변호하는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선균이 박태주를, 조정석이 정인후를 연기했다. 이와 함께 유재명이 이 사건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전상두'를 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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