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구위는 진짜다, LG에 참교육 당한 효과 볼까…"韓 타자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을 것"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국 타자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 같다. 다음 등판을 잘 준비했으면 한다."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은 LG 트윈스를 만나 호된 신고식을 치를 뻔했다. 발라조빅은 지난 20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56구 5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이 경기가 비로 우천 노게임 선언이 되지 않았더라면 시즌 평균자책점은 1.93에서 8.10까지 치솟았을 것이다. 비와 함께 처참했던 기록도 날아갔으니 발라조빅에게는 이날 천운이 따랐다.
발라조빅은 지난 4일 두산과 총액 25만 달러(약 3억원)에 계약하고 한국에 왔다. 기존 에이스였던 라울 알칸타라가 시즌 내내 부진해 방출이 불가피했고, 두산은 파워 피처인 발라조빅이라면 1선발 임무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미국에서 최고 구속 156㎞를 찍을 정도로 강속구를 자랑하고, 시속 140㎞로 형성되는 빠른 스플리터와 예리한 커브까지 충분히 좋은 무기를 지닌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발라조빅은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첫 등판에 나섰다. 4⅔이닝 93구 1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벤치가 한계 투구 수 80개를 넘겼는데도 5회까지 끌고 가다가 4사구가 4개까지 불어났지만, 70구 이전까지는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직구 구속 최고 156㎞, 평균 151㎞를 찍으면서 알려진 대로 강속구를 자랑했다. 직구(41개)에 슬라이더(27개), 커브(14개), 스플리터(11개)를 섞었는데, 변화구 구위도 빼어났다. 스플리터 구속은 140㎞대로 매우 빨라 위력적이었고, 커브도 삼성 타자를 괴롭힌 구종 가운데 하나였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발라조빅이) 낯설기보다도 구위가 좋더라. 약간 기계공이 날아온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어서 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늘 공을 맞히지도 못했다. 굉장히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더라"고 놀라워했다.
첫 등판의 강렬한 인상이 LG전까지 쭉 이어지진 않았다. 발라조빅은 LG전에서는 직구(27개)와 커브(14개), 슬라이더(7개), 스플리터(7개), 커터(1개) 등을 섞었다. 직구는 최고 구속 154㎞, 평균 구속 151㎞를 기록했다. 첫 등판에서 한계 투구 수를 넘긴 여파인지 구속은 조금 떨어져 있었고, 이날은 스플리터가 7개 가운데 6개가 볼일 정도로 위력이 없어 커브에 조금 더 의존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발라조빅이 LG전에서 따끔한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봤다. 이 감독은 21일 잠실 LG전에 앞서 "어제(20일)는 공이 조금 높았더라. 아무래도 90개로 올 시즌 들어서 지난주에 가장 많이 던졌고, 5일 만에 회복이 조금 덜 된 것 같다. 조금 무리를 한 것 같으니까. 아마 공이 조금 많이 높았던 것 같다"고 문제를 진단했다.
이어 "두 번째 등판에서 좋지 않았지만, 이제 본인의 문제점도 알았을 것이다. 공이 조금 높았다는 것, 그리고 한국 타자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 같다. 다음 등판을 조금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두산 구단은 여전히 발라조빅의 구위는 의심하지 않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발라조빅의 첫 등판을 지켜보고 "직구가 일단 제일 장점인 것 같다. 직구가 좋으니 다른 변화구들도 효과를 보는 느낌이다. 스플리터도 구속이 빨라 타자들이 대처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고, 커브도 좋더라. 구위는 좋다"고 했는데, 이 평가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활약하던 류현진이 올해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고전했을 때 현장에서는 "이제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도 꽤 올라왔다. 류현진이 미국에 가기 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을 것"이란 말이 종종 나왔다. 이 감독은 같은 맥락에서 발라조빅이 한국 타자들을 쉽게 생각하고 승부하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KBO리그 첫해인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는 "에릭 페디(지난해 KBO MVP, 현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아마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KBO리그가 쉬운 리그가 아니다. 콘택트가 많은 리그인 것 같다. 나도 상대를 하면 할수록 경기를 길게 끌고 가기가 조금 힘들었던 게 콘택트 히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를 길게 끌고 가고자 하면 많은 안타가 나오고 그래서 길게 끌고 가기가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발라조빅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지켜 오는 26일 인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SSG의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는 한국의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이라 LG전보다 더 높은 공을 조심해야 한다.
이 감독은 발라조빅이 20일 노게임 덕분에 투구 수를 아낀 만큼 충분히 스태미나를 끌어올려 다음 등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감독은 "두 번째 경기는 90개 이상 투구를 던진 뒤에 첫 경기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구속 면에서는 스태미나가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인데, 구속보다는 제구와 커맨드가 더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좋은 구위를 잘 살리는 투구를 펼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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