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故 이선균"…조정석·유재명의 뜨거운 '행복의 나라'(종합)

박지윤 2024. 7. 22. 12: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창민 감독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느끼셨으면"
8월 14일 개봉

'행복의 나라'가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담아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NEW
[더팩트|박지윤 기자] 고(故) 이선균의 유작 '행복의 나라'가 스크린에 걸릴 준비를 마쳤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조정석 유재명은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으로 관객들을 초대해 쉽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여운을 선사할 전망이다.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의 제작보고회가 22일 오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조정석 유재명 전배수 송영규 최원영이 참석했다. 이들은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개봉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이선균을 그리워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 분)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이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 감독 대열에 합류한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다.

변호사 정인후 역을 맡은 조정석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역사적 공부가 됐고 도전의식도 생겼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NEW

작품은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과 12.12 사태를 관통하는 정치 재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동안 두 사건을 다룬 한국 영화는 있었지만 그 사이에 벌어졌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행복의 나라'가 처음이다.

이에 추창민 감독은 "두 사건은 많은 분이 알고 있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일어났는지는 잊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이에 어떤 재판과 일이 벌어졌는지 찾아보니까 흥미로운 사건들이 있어서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히면서 "그 시대가 역설적으로 봤을 때 '행복의 나라'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제목에 담은 의미를 설명했다.

조정석은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변호사 정인후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그동안 몰랐던 인물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는 그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역사적 공부가 됐고 인물을 변호해 보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다. 도전 의식이 생겼다"고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는 당시의 재판 기록들과 재판에 참여했던 인물들을 종합적으로 대변하는 인물로, 창작된 캐릭터다. 이를 만난 조정석은 "정인후가 갖고 있는 심리 변화도 중요하지만 제3자의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하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말했다.

'행복의 나라'는 故 이선균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NEW
이선균은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린 강직한 군인 박태주로 분한다. 이날 추창민 감독은 자리에 없는 이선균을 대신해 그가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선균에게 '왜 이 작품을 택했냐'고 물어봤더니 조정석 때문이라고 하더라. 조정석이 되게 좋은 배우 같아서 그와 함께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배우가 아직도 호기심과 열망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조정석은 "제가 형에게 많이 의지했다.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즐겁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제가 장난기가 많은데 이를 잘 받아주는 좋은 형이었다. 연기하는 순간에는 뜨거웠고 연기가 끝나면 따뜻했던 형이었다. 지금도 보고 싶다"고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유재명은 "한 살 차인데 저를 많이 놀렸다. 이선균을 생각하면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멋진 친구이자 좋은 동료"라고 그를 그리워했다.

10.26 사건 합동수사단장이자 또 다른 핵심 인물 전상두를 연기한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묘한 기분이 들어서 고민하다가 출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작품을 찍는 내내 행복했고 뜻깊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유재명은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인물을 연기한 것에 관해 "그 시대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시민을 짓누르고 편법을 쓰는 상식적이지 않은 술수를 펼치기도 한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작품의 결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노력하려고 했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실제로 머리를 면도한 채로 4~5개월을 살았다. 일상에서 늘 머리를 숨기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재명은 "이선균은 멋진 친구이자 좋은 동료"라고 말하며 그를 그리워했다. /NEW
여기에 전배수는 10.26 재판 변호인 부한명으로, 송영규는 10.26 대통령 암살 사건 재판 변호인 최용남으로, 최원영은 군 검찰단 검사 백승기로 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전배수는 "시나리오를 다 읽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또 추창민 감독과 조정석 이선균 유재명 배우와 함께한다고 하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송영규는 "초등학생 때 일어났던 사건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흥분됐다"고, 최원영은 "역사적인 사건에 픽션을 가미한 이야기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그동안 놓치고 있던 아픔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묵직함이 있는 메시지에 끌렸다"고 출연을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끝으로 조정석은 "천만 넘었으면 좋겠다"고, 전배수는 "4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암울하고 기운 빠지는 일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가 힘을 낼 수 있는 건 영화적인 판타지인 것 같다. 이선균의 판타지와 조정석의 힘 있는 대립이 영화를 완성했다"고, 추창민 감독은 "영화를 보면서 얼마나 좋은 배우를 떠나보냈는지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행복의 나라'는 8월 14일 개봉한다.

앞서 '행복의 나라'는 이선균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0월부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그는 총 3차례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고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부인하던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