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고맙지”…故 김민기 별세, 33년 가꾼 학전 둘러보고 떠난다 [MK현장]
학전 측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취재진과 자리를 갖고 이야기를 나눴다. 학림다방은 고인이 생전 아지트로 자주 찾던 곳이다.
고인의 조카인 학전 김성민 팀장은 “학전의 입장과 가족의 입장을 다 전달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선생님이 계실 동안은 나설 이유가 없었지만, 이제는 해야할 일이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팀장은 “위암 4기로 시작해 간 전이가 됐고,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집에서 잘 계시다가 갑작스럽게 상태가 안좋아지셨다”며 “19일부터 안좋아지셔서 20일 오전에 응급실로 옮겼고, 21일 오후 8시 26분에 돌아가셨다. 보고 싶은 가족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다 만나고 가셨다”고 고인의 마지막에 대해 말했다.
학전 측은 앞서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는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된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고인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마음으로 애도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어떻게 보면 가족들은 33년 동안 김민기 선생님을 내어드린 것”이라면서 “온전히 가족들끼리 보내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정하게 됐다. 양해부탁드린다”고 거듭 양해를 구했다.
고인의 유언에 대해 “3~4개월 전부터 꾸준히 말씀을 남기셨다”면서 “늘 하는 말은 ‘그저, 고맙지’, ‘할만큼 다 했지’, ‘니가 걱정이지’ 그런 말씀을 하셨다. 유언은 재산에 관한 유언이 많기 때문에, 공개할 만한 유언장은 없다. 다만 당부하신 말씀은 궁금해하실테니까 정리해서 향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학전 측은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생님께서 생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은 없지만 미루어 짐작했다. 가족들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다”면서 “학전을 그만두면서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셨다. 그걸로 충분히 선생님이 노잣돈을 마련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따뜻하게 밥 한끼 드리면 함께 먹으며 선생님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지난 3월 폐관한 ‘학전’ 소극장을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재탄생 시켰다. 고인은 발인 후 장지로 떠나기 전 학전 소극장이 위치한 아르코꿈밭극장을 들를 계획이다.
김 팀장은 “다행히 아르코 측에서 양해를 해주셨다. 학전 소극장은 없어졌지만, 33년간 있었던 학전을 둘러보고 장지로 갈 계획이다”고 했다.
학전의 김민기는 떠났지만, 학전의 활동은 계속될 예정이다.
김 팀장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학전에서 올렸던 공연 작품이나 김민기 개인의 대중음악 작품을 크게 아우를 수 있는 아카이브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작품 대본집 생전 선생님이 하고자 하셨던 것들도 만들려고 한다. 선생님께서 주신 숙제를 잘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생님이 연출하지 않는다면 학전의 작품은 더이상 없다. 김민기가 연출하지 않는 ‘지하철 1호선’은 없다”고 못 박은 뒤 “누군가의 염원이 크다면 학전의 40주년, 50주년, 100주년 그 어느 날 한번쯤은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민기는 지난해 가을 위암 진단을 받았다. 건강 악화와 경영난으로 공연장을 더 이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개관 33년 만인 지난 3월 15일 학전블루 소극장의 문을 닫았다. 폐관에 앞서 50여 명의 배우, 가수,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학전, 어게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관심과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 3호실에 마련되며, 조문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24일 오전 8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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