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던 집념의 배우, 그리워”...故이선균의 마지막 ‘행복의나라’[MK현장]
추창민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 제작보고회에서 고 이선균이 열기한 박태주 역할 관련 “박흥주라는 실존 인물을 가공해서 만들었다. 이분을 여러 가지로 조사해보니 좌우진영을 나누지 않고 인간적인 면모에 칭찬이 자자했던 분이더라”라고 운을 뗐다.
추 감독은 이어 “이런 분이 역사적 사건에 휘말렸을 때 어떤 행동을 취했으며, 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이선균 씨와 가장 많이 이야기 나누고 표현해 보고자 했다”며 “제가 제일 처음 선균 씨와 작업하며 물었던 게 작품 선택 계기였다. 이선균 씨는 ‘조정석 때문이다. 좋은 배우 같아 같이 하면서 배우고 싶다’고 답했다. 아직도 호기심이 있고 열망 있고, 배우는 자세를 갖고 있구나 그 태도가 놀라웠다”고 회상봤다.
그러면서 “정인후는 법정 개싸움에 능한 친구다. 어쩌다 박태주의 변호사를 맡게 되고, 잘못되어 가는 재판에 분노하면서 심리가 조금씩 변해간다. 변해가는 과정도 너무 재밌었다. 정인후라는 인물이 가공의 인물인데 재판의 기록이나 참여한 인물들을 대변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인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심리 변화가 중요해서 그런 변화들을 잘 다스리는 지점이 어려웠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도 상황에 맞게 연기하는 게 어려워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선균에 대해서는 “너무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안 즐거웠던 적이 없었다. 내가 장난을 많이 쳐도 다 받아주는 좋은 형님이었다”고 했다.더불어 “촬영 현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집념이 대단했다. 그래서 연기하는 순간에는 뜨거웠고 연기가 종료되는 순간에는 굉장히 따뜻했던 형님으로 기억되고 지금도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표했다. 유재명 역시 고인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드러내며 “보고싶다”고 추모해 현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유재명은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거대 권력의 중심 합수부장 ‘전상두’로 분한 가운데 파격적인 M자 머리를 선보인다. 전상두는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인물.
유재명은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일반인, 시민들의 욕망을 짓누르고 편법을 쓰고 상식적이지 않은 술수로 진실을 은폐하는 개인의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실존 인물이 모티브이지만 작품의 결을 해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 너무 부각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전 장군이라는 인물을 소화하기 위해 고민했다. 감독님께 ‘막막하다’, ‘부담된다’고 했다. 같이 만들어보자고 요청했다”며 “어떤 연기를 할 것인가 궁금증도 생기고 모습이 어슴푸레하게 생기고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잔상이 남았다. 작품을 하는 내내 행복하고 뜻깊은 보람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했다.
주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촬영 당시) 면도한 상태로 4개월 정도 살았는데 집에 있는 사람도 많이 놀라더라. 모자도 많이 쓰고 다녔다. 현장 가면 스태프들도 놀라더라. 집에 스틸을 하나 걸어놨는데 집에 오시는 분들 많이 힘들어하고 스태프들도 많이 놀라더라”라고 전했다. 전배수 역시 “현장에서 유재명을 보고 이 영화 제대로 흘러가겠구나 믿음이 생겼다”라고 힘을 보탰다.
전배수는 또 “이 영화는 정말 집요하게 촬영했다. 작은 화면으로는 그러한 디테일이 살아나지 않는다. 반드시 큰 화면으로 봐야 디테일이 살아나는 영화라 이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아와주길 바란다”며 “(‘우영우’·‘눈물의 여왕’에 이어)내 흥행 기록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웃었다.
‘행복의 나라’는 오는 8월 14일 개봉한다.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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