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지지 표명 잇따라…‘경쟁 없이 대선 후보될 가능성’
미국 민주당 주요 인사와 의원 다수가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경선을 치를 경우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유력 인사들도 잇따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별 경쟁 없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권 잠룡으로 거론돼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위태롭고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막으려면 “카멀라 해리스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도 성명에서 “민주당이 나아갈 최선의 길은 해리스 부통령 뒤로 신속하게 뭉쳐서 대통령 선거를 이기는 데 다시 집중하는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2020년 대선 경선에 도전했던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도 성명에서 “이제 카멀라 해리스가 횃불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를 물리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이을 적임자”라며 “난 그녀가 이 선거에서 이겨 우리의 다음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앞으로 이끌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출마 여부가 주목받는 인사 중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휘트머 주지사는 “민주당원을 당선시키고 도널드 트럼프를 막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할 일이라고 했고, 프리츠커 주지사는 “트럼프가 11월에 이기지 않도록 매일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금까지 민주당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총 286명 가운데 절반을 넘은 159명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했고,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텍사스) 한 명만 경선을 주장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표명한 민주당 최고위직 인사는 상원 임시의장으로, 대통령 승계 순위 3위인 패티 머리(워싱턴) 상원의원으로 그녀는 “난 해리스 부통령을 100%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의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의원 단체인 ‘의회 흑인 코커스’(CBC)와 신민주연합(NDC)이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좌익 성향의 의원들로 구성된 ‘스쿼드’(squad)도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보탰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50개 주(州)의 민주당 조직을 이끄는 주(州)당위원장(state party chairs)들이 이날 오후 회의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지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로이터는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가 되려면 주당위원장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며, 해리스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 발표 직후 이들을 접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을 이끄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당내 경선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의식한듯 해리스 부통령 지지와 관련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경선을 통해 새 후보를 선출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최고의 애국자”라 칭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편 원래 민주당이었지만 지난 5월에 무소속으로 전향한 조 맨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기 위해 다시 민주당원으로 등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WP가 맨친 의원의 고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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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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