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만 5건… 일상 해치는 ‘묻지마 범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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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조선(34)이 흉기로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불특정인에게 구체적 동기 없이 저지르는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총 53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총 46건으로, 2분기엔 11건이었지만 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3분기엔 무려 2배에 가까운 19건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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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 올 1분기 총 53건 발생
“술취해” 등 패턴 없는 범행동기
정류장 등 장소도 가리지 않아
“예측불가 범죄, 기관협력 중요”
지난해 7월 조선(34)이 흉기로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힌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불특정인에게 구체적 동기 없이 저지르는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총 53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상동기 범죄는 7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건)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적잖은 이상동기 범죄가 벌어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총 46건으로, 2분기엔 11건이었지만 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3분기엔 무려 2배에 가까운 19건으로 뛰었다. 범죄가 8월(8건)과 9월(7건)에 특히 집중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총 53건의 이상동기 범죄 피의자 연령대는 30대(11명)와 20대·40대·50대(각 10명)에 균일하게 분포돼 있었다. 범죄 유형별로는 상해(30건)와 폭행(12건)이 많았지만, 살인미수(6건)와 살인(5건)도 11건이나 됐다. 주로 길거리 등 공개된 장소(41건)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오후(12∼18시) 발생이 18건으로 야간(20∼4시) 17건보다 오히려 많았다. 흉기 등 도구를 사용한 경우는 22건(미사용 31건)이었고, 피의자에게 전과가 있는 경우는 29건(없는 경우 24건)이었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무관련성, 동기의 이상성, 행위의 비전형성 등 세 가지의 판단 기준으로 이상동기 범죄를 판단하고 있다. 명확한 이유나 뚜렷한 패턴이 보이지 않는 특성 탓에 예측하거나 대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실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법원이 ‘묻지마 범행’으로 판단한 사건의 1심 판결문 18건을 분석한 결과, 피고인들은 ‘술에 취해’ ‘화가 나서’ 외엔 뚜렷한 이유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 1월 광주지법에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받은 A 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오전 전처의 집에서 가재도구를 길거리에 내던진 뒤 편의점 앞 의자에 앉아 있다가, 걸어가던 50대 남성을 강제로 의자에 앉힌 다음 “네가 사람을 여럿 죽였냐”며 시비를 걸고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린 뒤 목을 졸랐다. 창원지법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은 B 씨는 지난해 9월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을 밀치며 지나가다 누군가로부터 욕설을 듣자 화가 나 갑자기 12세 소녀에게 “어린 X이 왜 자꾸 깝치노”라고 욕설을 하며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렸다. 지난 5월 부산지법에선 지난해 10월 술에 취해 부산역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 항의하는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중상을 입힌 50대 남성이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이상동기 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 등 수사기관의 실효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역할 외에 지방자치단체와 복지 당국·의료기관 등의 유기적 협업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범죄이기 때문에,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회적 교류가 적거나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을 미리 파악해 맞춤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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